트럼프, 미국 아동 백신 권고 11종으로 축소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아동의 예방접종 권고 대상을 11개 질병으로 축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신을 세 범주로 재편하고 MMR 백신은 개별 접종하도록 했으며, 90일 안에 새 접종 지침을 마련한다. 의료·과학계와 공화당 내부에서 과학적 근거와 법적 효력을 둘러싼 비판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모든 아동에게 접종을 권고하는 질병을 11개로 줄이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소아과협회 권고 18개보다 7개, 질병통제예방센터 기준 17개보다 6개 적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과 자폐증의 연관 가능성을 정책 변경의 배경으로 제시했지만, 의료·과학계는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감염병 확산 위험을 경고했다.
새 체계는 백신을 모든 아동 권고, 특정 고위험군 권고, 부모와 의사가 위험과 이익을 논의해 결정하는 공동 의사결정 등 세 범주로 나눈다. 전체 아동 권고 대상에는 홍역·볼거리·풍진·디프테리아·백일해·소아마비·Hib·폐렴구균 질환·HPV·수두·파상풍이 포함됐다. 코로나19·독감·A형 및 B형 감염·수막구균 백신은 공동 의사결정 대상으로, A형·B형 간염 백신은 고위험군 대상으로 분류됐다. MMR 백신도 세 성분을 분리해 서로 다른 시기에 맞도록 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보다 아동의 접종량과 자폐증 비율이 함께 늘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백신 권고 축소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면서도 자폐증 비율을 과거 수준에 가깝게 낮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행정명령에는 종교적·의학적 접종 면제 권리를 침해하는 주 정부를 상대로 법무장관이 법적 대응을 추진하라는 지시도 담겼다. 다만 학교와 어린이집 입학 때 접종을 의무화할 권한은 각 주 정부에 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백신 태스크포스는 90일 안에 접종 시기와 순서를 새로 권고하고, 백신 성분인 알루미늄을 대체할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케네디 장관이 지난 1월 추진한 접종 축소 계획은 연방법원에서 중단됐다. 백신 권고안은 전문가위원회가 마련하고 CDC 국장이 채택하는 구조여서 이번 명령의 실제 법적 효력은 불분명하다. 공화당 소속 빌 캐시디 상원 보건위원장도 근거 없는 조치라며 접종 확대가 필요하다고 비판해 당내 논란까지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