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업 상대 5000만달러 모금 직접 지휘…재취임 후 8억달러 넘어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과 거액 후원자에게 최대 5000만달러를 요구하며 모금을 직접 지휘했고, 재취임 후 모금액이 8억달러를 넘어섰다. 소프트뱅크,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각각 수백만~수천만달러를 기부했으며, 기부와 정부 계약·규제가 연관된 사례도 확인됐다. 이는 첫 임기와 달리 거액 후원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으로, 향후 정치 기반 구축과 민간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업과 거액 후원자에게 많게는 5000만달러(약 710억원)를 요구하며 모금 활동을 직접 지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월 재취임한 이후 정치 활동과 백악관 연회장 건립, 대통령 도서관 조성 등을 위해 모은 돈은 8억달러(약 1조1400억원)를 넘어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후원자, 기업 임원, 로비스트, 트럼프 대통령 참모 등 수십 명을 취재하고 모금 내역을 재집계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거의 매일 밤 외부 모금 책임자인 메러디스 오루크에게 전화해 기업과 후원자의 납부 여부와 액수를 확인했다. 오루크는 기업 측에 “이 일은 대통령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기부를 요청했고, 일부 통화에서는 “보스가 이 돈을 원한다”고 말했다. 오루크는 정부 직원이 아니지만 대통령이 기업 경영진과 정책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배석하고 전용기에도 동승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어둠의 공주’라고 불렀다. 기업별 기부액을 보면 소프트뱅크는 대통령 도서관에 5000만달러, 애플은 백악관 연회장 건립에 약 25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1000만달러, 아마존은 약 500만달러를 냈다.
이 같은 모금 방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대선 당시와 크게 달라진 것이다. 그는 2015년 정치활동위원회를 ‘사기’라고 부르며 자신의 선거운동 비용을 직접 부담하겠다고 밝혔고, 첫 임기에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4년 대선 과정에서는 석유업계 경영진에게 10억달러를 요구하고, 500만달러 이상을 기부하지 않으면 점심을 함께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거액 후원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대선이 끝난 뒤 수표를 들고 마러라고를 찾는 기업과 후원자가 늘자 오루크에게 즉시 모금 재개를 지시했다.
기업 자금은 창구에 따라 성격과 공개 범위가 달랐다. 메타는 보수 의제를 홍보하는 정치단체에 1000만달러를 냈고 백악관 연회장에도 수백만달러를 기부했다. 슈퍼팩은 기부 내역을 신고해야 하지만 면세 비영리단체는 기부자 신원 공개 의무가 없어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렵다. 거액 후원자에게는 대통령과 직접 만날 기회가 제공됐고, 일부는 수백만달러를 낸 뒤 감사 인사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추가 기부를 요구받았다. 록히드마틴은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사업과 워싱턴 지역 기반시설 사업에 1000만달러 이상을 냈고, 이후 정부와 최대 350억달러 규모의 사드 요격미사일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백악관 헬기 착륙장에도 약 5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담배업계 경영진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장에서 전자담배 규제와 FDA 정책을 논의하며 정치활동위원회에 수백만달러를 냈고, 민주당 상원의원 6명이 규제 완화 영향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성공한 모금가”라며 모금액을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과 장기 정치 기반 구축, 민간 후원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