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산정·집계 수정, 선관위 신뢰 흔들
핵심 요약
투표용지 인쇄 한도를 60%에서 50%로 낮춘 결정에 객관적 통계 분석이 부족했던 정황이 확인됐다. 일부 투표소의 시간대별 투표자 수 오류를 즉시 정정하지 않고 다른 투표소나 시간대로 분산한 사실도 수사 대상이 됐다. 합수본과 향후 특검 수사는 결정 경위를 규명하고 선관위의 신뢰 회복 가능성을 가를 전망이다.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선거 직후 출범한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용지 인쇄량 산정과 실시간 투표자 집계 과정의 허점이 드러났다. 투표용지 인쇄 한도를 유권자 수의 60%에서 50%로 낮춘 결정에는 객관적 통계를 활용한 과학적 분석이 없었던 정황이 확인됐다.
선관위는 한국행정연구원에 맡긴 연구용역 보고서 등을 토대로 지난해 12월 본투표용 투표용지의 최소 인쇄량 기준을 정했다. 연구 관계자는 합수본 조사에서 선관위 직원 몇 명과 면담하며 들은 건의사항을 보고서에 반영했다고 진술했다. 본투표 당일에는 경기 김포시 등 일부 투표소의 시간대별 투표자 수가 실제보다 많게 입력됐지만, 중앙선관위 실무진은 수치를 즉시 바로잡는 대신 인근 투표소나 다음 시간대로 나눠 조정하도록 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일 아침 시·도 선관위에 큰 오류가 아니면 다음 시간대 수치에서 가감해 보고할 수 있다는 취지의 지침도 전달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남는 투표용지나 발표 수치 변경이 부정선거 의혹의 소재가 되는 상황을 피하려고 인쇄 한도를 낮추고 집계치를 조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합수본이 확보한 메시지에는 중앙선관위와 경기도선관위 실무 직원들이 잘못 입력한 특정 시간대 수치를 다음 시간대에 다시 손보면서 뚜렷한 문제 제기 없이 업무를 처리한 정황이 담겼다.
조사를 받은 선관위 직원들은 범죄의 고의나 부정한 목적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기소 이후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다만 투표용지 부족과 임의적인 집계 수정은 선거 관리와 개표 과정의 공정성을 둘러싼 유권자의 의심을 키웠다. 합수본에 이어 진행될 특검 수사는 관련 결정과 지시 경위를 규명하고 선관위가 잃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가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