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탁법인 5~8곳 검토…업계 긴장
핵심 요약
정부가 기금형 퇴직연금 수탁법인을 5~8곳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금 난립 방지가 목적이지만 중소형 금융회사는 대형사 중심의 시장 재편을 우려한다. 고용노동부는 다음 달 세부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며 최종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앞두고 수탁법인 인가 대상을 5~8곳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실무작업반은 사전인가제로 수탁법인의 수를 10곳 미만으로 관리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금 난립을 막고 적립금을 대형화하려는 취지지만, 중소형 금융회사들은 대형 기관에 사업 기회가 집중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수탁기관이 여러 기업의 퇴직연금을 모아 관리하는 방식이다. 수탁법인이 목표수익률과 위험한도, 운용지침 등 기금 운용의 틀을 정하면 외부위탁운용관리자(OCIO)나 전문운용사가 이에 맞춰 자산을 운용한다. 수탁법인 역할은 기금 유형에 따라 공공기관과 사용자 연합, 금융회사가 맡게 된다. 금융권은 제한된 인가 자리를 놓고 선정 기준과 허용 규모를 주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8년 관련 정부입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 임기 종료로 폐기됐다. 이후 올해 2월 노사정 참여 태스크포스가 확정기여형(DC)에 기금형 제도를 도입하기로 합의하면서 법제화가 다시 추진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다음 달 사전인가제와 출자 요건, 이해상충 방지 규정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부가 참고하는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 펀드는 2015년 6월 232곳에서 2025년 6월 결산 기준 77곳으로 줄었다.
중소형 금융회사들은 인가 대상을 소수로 묶으면 가입자의 선택권이 줄고 기존 계약형 시장에서 지적된 마케팅 중심 경쟁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의 관심이 커진 배경에는 550조원을 넘어선 퇴직연금 적립금이 있다. 2024년 발간된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는 적립금이 2040년 1172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제도를 마련하는 단계로 수탁법인 수를 포함한 세부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