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 잃은 팰컨9 상단, 달 표면에 충돌
핵심 요약
통제할 수 없게 된 팰컨9 로켓 2단부가 시속 8,690㎞로 달에 충돌했다. 관측 장비는 충돌 분출물에서 나트륨과 리튬의 분광선을 포착했다. 스페이스X와 미국 항공우주국은 향후 달 자산을 우주 잔해로부터 보호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우주를 떠돌던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의 2단부가 수요일 오전 2시 35분(미 동부시간·GMT 오전 6시 35분) 달에 충돌했다. 스쿨버스 크기의 로켓 잔해는 무게 4t으로, 시속 8,690㎞의 속도로 달 서쪽 가장자리 아인슈타인 충돌구 인근에 떨어졌다. 충돌은 의도된 것이 아니며 인명이나 지상 시설에 대한 위험은 없었다.
달 궤도를 돌던 소수의 우주선은 충돌 지점을 근접 촬영할 위치에 없었다. 다만 칠레 파라날 천문대의 초거대망원경은 충돌 뒤 5~10분간 분출물에서 나트륨과 리튬의 분광선을 포착했다. 나트륨은 달 토양, 리튬은 로켓 잔해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충돌 지점은 햇빛이 비치는 면과 그늘의 경계인 명암 구분선 부근이어서 솟구친 먼지가 잠시 빛났지만 지구에서 맨눈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이 로켓은 2025년 1월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달 착륙선을 발사한 뒤 우주에 남았다. 달 임무에는 지구 근처 임무보다 더 큰 추진력이 필요해 통상 대기권에서 소각되거나 바다로 떨어지는 2단부가 귀환하지 못했다. 남은 연료까지 방출해 조종할 수 없던 잔해는 태양 활동과 중력의 영향을 받아 달로 향했고, 천문학자들은 올해 초 충돌 궤도를 확인한 뒤 4월 예상 지점을 공개했다.
달에 우주 잔해가 떨어진 사례는 드물지만 2022년 중국 로켓 상단이 충돌했고, 2009년에는 미국 항공우주국이 물 얼음 흔적을 찾는 실험을 위해 로켓을 의도적으로 추락시켰다. 1970년대에도 새턴5 로켓 단을 충돌시켜 지진 효과를 조사했다. 최근에는 인도 찬드라얀 2호와 이스라엘 베레시트가 2019년, 러시아 루나 25호가 2023년 착륙에 실패했다. 스페이스X와 미국 항공우주국은 아르테미스 달 기지와 유인 임무를 보호하기 위해 유사 충돌을 막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