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평화체제 전환 시동…대통령은 용어 변경에 신중론
핵심 요약
통일부가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논의와 ‘주적’ 표현의 대체를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남북 공식 명칭과 관련한 용어 변경이 정쟁을 부를 수 있다며 신중한 검토를 주문했다. 남북협력기금 사용처 확대와 2029년 완료를 목표로 한 경원선 남쪽 구간 복원도 추진된다.
통일부가 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고, 북한을 가리키는 ‘주적’ 표현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구상을 내놨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평화의 선순환을 구축하기 위한 논의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향을 처음 제시했다.
통일부는 9월 유엔 총회를 평화체제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고,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논의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8·15 경축사에 구체적인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담고 하반기에는 한반도 평화특사를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 장관은 남북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데서 출발해 대결과 혐오의 언어를 멈춰야 한다며, 연말 발간될 ‘2026 국방백서’에서 ‘주적’이나 ‘적’ 대신 ‘위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한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는 문제에 대해 용어 하나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신중한 검토를 주문했다. 논쟁을 통해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더 나은 상황을 만들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선의에서 택한 표현이 실제로 한반도 평화와 안전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가 제안한 명칭과 국방백서 표현 변경의 취지를 곧바로 수용하기보다 정책 효과와 정치적 파장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남북 교류 지원을 넓히기 위한 남북협력기금법 개정과 경원선 남쪽 구간 복원 계획도 업무보고에 포함됐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이후 기금의 연평균 집행률은 2∼3%에 머물렀다. 통일부는 시행령을 고쳐 평화경제특구와 비무장지대·접경지역 사업, 중단된 민간통일운동, 북한학 연구 생태계 복원 등을 사용처에 넣는 방안을 제시했다. 10년간 멈춘 철원 백마고지역∼월정리역 복원 사업은 2029년 완료를 목표로 재개하며, 향후 남북관계 복원에 대비해 월정리∼평강 17㎞ 구간을 연결한다는 구상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