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베 비극 5부작, 한국 무대서 대장정 잇는다
핵심 요약
테베 왕가의 비극을 다룬 ‘안트로폴리스 5부작’이 국립극단에서 한국 공연을 이어간다. 지난해 1·2부 전석 매진에 이어 올해 ‘오이디푸스’ 등 남은 세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롤란트 시멜페니히는 고대 신화의 빈틈을 상상력으로 확장해 권력과 전쟁, 가족과 폭력의 동시대성을 드러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테베 왕가의 비극을 새롭게 탐구한 ‘안트로폴리스 5부작’이 국립극단 무대에서 한국 관객과의 만남을 이어간다. 독일 극작가 롤란트 시멜페니히가 쓴 이 작품은 권력과 전쟁, 가족, 폭력 뒤에 남는 공허를 동시대의 문제로 비춘다. 지난해 1·2부가 전석 매진된 데 이어 올해 나머지 세 작품이 차례로 개막한다.
2023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초연된 5부작은 사흘 동안 10여 시간에 걸쳐 전편을 관람하는 마라톤 공연으로 선보였다. 2500년에 이르는 문명사의 흐름을 강렬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고, 2024년 독일에서 올해의 연극상과 작품상, 극장상을 휩쓸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프롤로그&디오니소스’와 ‘라이오스’가 먼저 무대에 올랐다.
시멜페니히는 테베 신화가 유럽 연극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이면서도 오늘의 현실을 놀랄 만큼 정확하게 건드린다고 봤다. 특히 ‘라이오스’는 소포클레스와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의 고대 문헌이 설명하지 않은 빈틈을 상상력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특정 문화에 갇히지 않은 보편적 질문과 새롭게 채운 서사가 한국에서도 깊이 받아들여졌다는 점에 큰 감동과 기쁨을 나타냈다.
극작가가 되기 전 기자로 일했던 그는 당시의 경험을 통해 사람과 언어, 세부 묘사, 현실을 세심하게 살피는 법을 배웠다. 저널리즘이 현실을 포착하는 작업이라면 연극은 현실을 변형해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일로 구분했다. 아직 한국을 방문하지 않은 그는 고대 전통과 최첨단 현대가 공존하는 한국을 처음 마주한 인상과 대화의 파편을 모자이크처럼 엮는 작품을 상상했으며, 그 결과가 코미디가 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남은 공연은 ‘오이디푸스’가 9월 24일부터 10월 18일, ‘이오카스테’가 10월 28일부터 11월 21일, ‘안티고네/에필로그’가 12월 2일부터 26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