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회사 전 대표, 잔금 가로챈 혐의 1·2심 모두 무죄
핵심 요약
택시회사 전 대표 A씨가 잔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으나 1·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A씨의 거짓말과 고의는 인정했지만, 피해자가 거짓말 때문에 잔금을 지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해자는 계약 이행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잔금을 지급한 것으로 봤다.

택시운송사업 면허와 차량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잔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전직 택시회사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거짓말을 한 사실과 고의는 인정되지만, 그 거짓말 때문에 피해자가 잔금을 지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21년 10월 자신의 택시회사가 보유한 면허와 차량 35대를 B조합에 23억1000만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B조합은 중도금 13억6000만원을 지급했으나, A씨 회사의 채권자가 법원에 신청한 차량 19대에 대한 가압류가 집행됐다. 이후 A씨는 B조합에 '잔금을 먼저 주면 가압류를 해제하겠다'고 속여 9억5000만원을 받아 개인 채무 변제와 직원 체불 임금 등에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거짓말과 사기 고의는 인정하면서도, B조합이 잔금을 지급한 결정적인 이유가 A씨의 거짓말 때문이 아니라 매매 계약 이행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봤다. 당시 B조합은 이미 지급한 중도금을 돌려받기 어렵고, 계약의 핵심인 운송사업 면허를 확보하기 위해 잔금을 지급하고 소유권을 이전받는 것이 합리적이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가압류가 유지된 일부 차량을 제외한 나머지 계약은 이행돼 B조합은 현재 운송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속인 행위와 B조합의 잔금 지급 사이에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증명되지 않았다"며 원심의 무죄 판단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사기죄 성립에 있어 '기망행위'와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엄격하게 해석한 사례로, 유사한 경제 범죄 사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