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 24년, 잊지 말아야 할 그날의 기록
핵심 요약
SBS '꼬꼬무'가 태풍 루사 24주년을 맞아 강릉 참상과 희생자 이야기를 재조명했다. 하루 870.5mm의 기록적 폭우로 238명이 사망하고 5조 원 피해가 발생했으며, 오봉댐 위기와 김영곤 대위의 희생 등이 전해졌다. 리스너들은 눈물을 보였고, 태풍 이름 '루사'는 영구 제명됐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24년 전 태풍 루사가 남긴 상처와 희생을 다시 조명했다. 지난 30일 방송에서는 신랑 없이 결혼식을 올릴 뻔한 신부의 사연을 시작으로, 강릉을 덮친 초대형 폭우와 그 속에서 이웃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산다라박, 박정화, 김정민이 리스너로 참여해 함께 아픔을 나눴다.
결혼식 당일 신랑은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식 시작 전 온몸이 젖은 채 극적으로 도착했고, 시부모도 4시간 넘게 산길과 개울을 건너 식장에 도착했다. 이는 태풍 루사로 인한 것이었으며, 300명이어야 할 하객은 단 30명에 불과했다. 강릉에는 기상 관측 122년 역사상 최대 폭우가 쏟아져 하루 870.5mm의 비가 내렸고, 이는 국내 1일 강수량 역대 최고치이자 평년 장마철 강수량 합계의 3배에 달했다. 태풍 루사는 사망 238명, 실종 8명, 5조 원에 달하는 역대급 피해를 남겼다.
도시 전체가 마비된 가운데 오봉댐 붕괴 위기도 닥쳤다. 정전으로 저수량 1,400만 톤 규모의 오봉댐 수문이 작동하지 않아 만수위까지 1.4m만 남은 비상 상황이 벌어졌고, 범람까지 남은 높이는 불과 80cm였다. 현장 공무원들은 시민 대피에 열을 올렸고, 대책 본부에서는 밤새 안전조치를 위한 사투가 이어졌다. 자정을 넘기며 비가 잦아들면서 더 큰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 같은 시각 아마추어 무선 기사 김진호 씨는 조난 신호를 접수하고 수재민 구조와 주민 대피에 고군분투했다.
가족을 잃은 비극도 이어졌다. 염규태 씨는 막내딸 은희의 네 번째 생일날 불어난 물속에서 아내와 두 딸을 지키려 했지만 급류에 휩쓸려 가족을 모두 잃었고, 홀로 구조된 그는 다음 날 아내의 시신을 마주했으며 수십 일 뒤 두 딸의 시신까지 찾아야 했다. 구조 과정에서는 강릉 철벽부대 중대장 김영곤 대위가 병사들을 먼저 대피시킨 뒤 고립된 노부부를 구하기 위해 물살 속으로 뛰어들었다. 노부부는 무사히 구출됐지만 김 대위는 급류에 휩쓸려 실종 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영결식 현장과 4살배기 외동딸의 모습에 리스너들은 오열했고, 산다라박은 "마음이 무너질 것 같다"라고 했으며 김정민은 "남은 사람들의 마음을 상상을 못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루사로 인한 수재민은 2만 3,000여 명에 달했고, 강릉에서만 실종자 5명과 사망자 48명이 발생했다. 생존자들은 여전히 죄책감과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산다라박은 "남은 사람들은 가족을 잃은 그 슬픔과 죄책감 때문에 평생 괴로울 것 같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피해자들의 아픔을 고려해 태풍 '루사'라는 이름은 영구 제명됐다. 24년이 지난 지금 루사는 국민의 기억에서 희미해지고 있지만, 박정화는 "잊으면 안 된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애쓰신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꼬꼬무'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2.3%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