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서블’ 사용 둘러싼 고려아연·영풍 법적 충돌
핵심 요약
고려아연이 ‘프로젝트 크루서블’ 명칭과 표지를 무단 사용한 혐의로 MBK·영풍 측을 경찰에 고발했다. 고려아연은 도메인 등록과 초대장 배포, 내슈빌 리셉션 발언을 부정경쟁 및 업무방해 행위로 판단했다. 영풍은 등록 상표 침해가 아니며 최대주주의 정당한 소통과 주주활동을 탄압하는 조치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이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명칭과 표지를 허가 없이 사용한 혐의로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을 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 고려아연은 관련 행위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자사 업무를 방해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고발 대상에는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 윤종하 MBK 부회장, 장세환 영풍문고홀딩스 대표이사 등이 포함됐다.
MBK·영풍 측은 지난 6월 프로젝트 명칭과 사업 추진 지역인 미국 테네시주의 이름을 조합한 도메인을 등록자 정보가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확보했다. 이어 7월 테네시 주정부 관계자와 지역사회 주요 인사, 언론인 등에게 리셉션 초대장을 배포했다. 초대장에는 ‘프로젝트 크루서블’이 주최 측 성명보다 크고 선명하게 표시됐으며, 참석 회신용 연락처에도 해당 도메인이 사용됐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장 대표가 영풍 석포제련소의 기술이 프로젝트 크루서블에 적용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앞서 MBK·영풍 측은 프로젝트 추진을 저지하기 위해 법원에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고려아연은 그동안 사업 가치를 낮게 평가해 온 측이 사업 주체로 오인될 방식의 홍보 활동을 벌였다며 정부와 투자자, 주주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은 이번 고발을 최대주주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억누르는 조치로 규정하며 맞섰다. 미국 핵심광물 프로젝트가 기업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국 정부와 지역사회,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것은 최대주주가 수행할 수 있는 주주활동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고려아연이 독점적 권리를 가진 등록 상표가 아니므로 사칭이나 영업표지 침해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대립은 명칭 사용의 적법성과 주주활동의 범위를 둘러싼 경찰 수사로 이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