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서블’ 명칭 둘러싼 고려아연·MBK 갈등 격화
핵심 요약
고려아연이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명칭과 표지를 무단 사용한 혐의로 MBK·영풍 측을 경찰에 고발했다. 도메인 등록과 미국 테네시주 리셉션이 고려아연 사업과 관련된 것처럼 오인하게 했다는 주장이다. 신주 발행을 둘러싼 법정 다툼은 사업 명칭과 현지 활동에 관한 형사 절차로 확대됐다.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명칭과 표지를 허가 없이 사용한 혐의로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을 경찰에 고발했다. 고발 대상은 MBK 측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 윤종하 MBK 부회장, 장세환 영풍문고홀딩스 대표이사 등이다. 고려아연은 5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를 담은 고발장을 서울 종로경찰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이 문제 삼은 사안은 도메인 등록과 미국 현지 행사다. MBK·영풍 측은 지난 6월 27일 프로젝트 크루서블과 사업 예정지인 테네시주의 이름을 결합한 도메인을 등록했고, 지난달 9일에는 주정부 관계자와 지역 인사 등을 초청해 해당 사업 명칭을 내건 리셉션을 열었다. 행사에서 윤 부회장은 MBK의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를 소개했고, 장 대표는 영풍 석포제련소의 기술을 이 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고려아연은 명칭과 표지 사용으로 도메인과 리셉션이 자사 사업과 관련된 것처럼 인식될 가능성이 생겼으며, 그 결과 인허가와 투자 유치 업무가 방해받았다고 주장했다. MBK·영풍 측이 사업 추진 발표 다음 날 신주 발행을 막기 위한 가처분을 신청해 계획 자체를 저지하려 한 뒤, 이번에는 자신들이 사업 주체인 것처럼 홍보했다는 것이 고려아연의 판단이다. 고려아연은 이런 행위가 한국과 미국 정부, 투자자와 주주를 오인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 및 전략적 투자자들과 약 74억달러, 한화 약 11조원을 투입해 테네시주에 통합제련소를 짓는 사업이다. 시설에서는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한 비철금속 12종과 반도체황산 등을 생산하며, 2030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한다. 앞서 MBK·영풍 측은 미국 정부와 전략적 투자자의 투자를 위해 추진된 고려아연의 신주 발행을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양측의 갈등은 신주 발행 문제에 이어 사업 명칭과 현지 활동을 둘러싼 형사 절차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