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겐 장벽 허물어 췌장암에 항암제 전달
핵심 요약
콜라겐 장벽을 분해하고 항암제를 운반하는 췌장암용 나노약물전달체 GLCL이 개발됐다. 동물 실험에서 종양 성장 억제율 69.8%를 기록해 기존 약물전달체보다 약 6.4배 높은 효과를 보였다. 약물 침투가 어려운 난치성 고형암 치료 플랫폼과 임상 중개 연구로의 확장 가능성이 제시됐다.
췌장암 종양을 감싼 콜라겐 장벽을 분해하면서 항암제를 종양 내부로 운반하는 나노약물전달체가 개발됐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임형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플랫폼의 이름은 ‘젬시타빈 탑재 콜라게네이스 결합 리포좀(GLCL)’이다. 약물의 침투를 가로막는 종양 주변 구조를 먼저 허문 뒤 치료 성분을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GLCL은 지름 50나노미터 크기의 나노입자 구조인 리포솜 내부에 항암제 젬시타빈을 담고, 입자 표면에는 콜라겐 분해 효소인 콜라게네이스를 결합한 형태다. 표면의 효소가 췌장암 조직 주변의 콜라겐을 분해해 통로를 만들면 나노입자에 실린 젬시타빈이 종양 안쪽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췌장암 조직 주변에는 콜라겐을 중심으로 한 섬유성 종양기질이 형성돼 항암제가 종양 깊은 곳까지 도달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물리적 장벽과 약물 전달 문제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함께 다루는 구조를 적용했다. 콜라게네이스는 외부 장벽을 분해하는 역할을, 리포솜은 젬시타빈을 운반하는 역할을 각각 맡는다.
동물 실험에서 GLCL은 췌장암의 콜라겐성 종양기질을 분해하며 69.8%의 종양 성장 억제율을 나타냈다. 이 수치는 기존 약물전달체와 비교해 약 6.4배 높은 효과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췌장암을 넘어 약물이 내부로 침투하기 어려운 난치성 고형암용 나노약물전달 플랫폼 개발과 임상 중개 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