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한 달 34% 급락, 세계 주요국 중 최악…'빚투' 레버리지가 원인
핵심 요약
코스피가 30일에도 반등에 실패하며 이번 달 34.01% 하락, 전 세계 주요국 중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 셀과 외국인의 저가 매수가 맞물리며 변동성이 극심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빚투'와 레버리지 상품, 미국 빅테크 의존도가 원인이라고 분석하며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30일에도 반등에 실패하며 이번 달에만 34.01% 하락해 전 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9.68포인트(1.23%) 내린 5593.56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5976.82까지 오르며 6000선 회복을 시도했지만 매도세에 밀려 하락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전 한때 각각 4~8% 가까이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삼성전자는 0.72%, SK하이닉스는 5.64% 하락 마감했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은 1조4199억원을 순매도하며 '패닉 셀' 양상을 이어갔다. 반면 전날까지 조 단위 순매도 행렬을 보이던 외국인은 1조3329억원 순매수로 돌아서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이번 주에만 코스피는 16.4% 급락했고,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지수(-6.76%), 대만 자취안(-13.2%), 일본 니케이225(-11.7%) 등 다른 주요국 증시보다 하락 폭이 압도적으로 크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이 실제 자산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베팅하며 증시에 거품이 낀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신용융자가 올해 상반기 최대 38조원까지 불어나며 '빚투'가 유례없는 수준에 달했고, 지난 5월 말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도 변동성을 키웠다.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 실적이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규모에 연동되면서, 미국 빅테크 관련 뉴스가 국내 증시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금 하락은 글로벌 반도체 리레이팅 위에 한국 고유의 레버리지 청산이 두 배로 얹힌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해외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 자체를 위험 요인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영국 런던 소재 픽텟자산운용의 이영재 선임투자매니저는 "글로벌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로서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변동성이 너무 높다는 점"이라며 "단순히 도박과 같은 상황에 돈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55만원에서 37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42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하향했고, 신한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SK하이닉스 목표가를 각각 270만원, 315만원으로 내렸다. 시장은 '언제 반등하느냐'와 '바닥이 어디냐'에 주목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추정치가 꺾이는 펀더멘털 훼손은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며 "최근 연쇄 폭락은 다분히 비이성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5100선을 단기 저점으로, 하나증권은 5200선을 지지선으로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5000선까지 닿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5700~5800선에서 안착 시 8200선, 나아가 9300선까지 회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