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등 가를 반도체·AI·메모리 변수
핵심 요약
차입 투자 청산 지표는 정점을 통과했지만 장외 파생상품 위험은 남아 있다. 빅테크의 외부 조달 확대와 신용위험 상승이 AI 설비투자의 지속성을 압박하고 있다. 메모리 가격 둔화와 대규모 증설을 놓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전망이 엇갈린다.
코스피의 급격한 등락을 키운 차입 투자 청산은 고비를 넘긴 모습이지만 불안 요인은 남아 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6월과 7월 연속 평균 80대를 기록해 코로나19 확산 당시 평균 69.2를 웃돌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둘러싼 전망도 크게 갈리면서 향후 시장 흐름은 디레버리징의 잔여 위험, AI 투자 재원, 메모리 수급 변화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졌다.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7월 초 30조원에 육박했다가 8월 4일 21조5891억원으로 감소했다. 장내파생 거래예수금도 6월 약 65조원에서 45조6166억원으로 36% 줄었고, 연초 이후 누적 반대매매는 4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가총액은 8월 초 5조2000억원까지 축소됐다. 다만 급락 손실을 외부 투자자에게 이전한 장외 파생상품의 규모와 위험 부담 주체가 드러나지 않아 추가 충격 가능성은 해소되지 않았다.
AI 설비투자의 외부 자금 의존도도 반도체 수요의 지속성을 흔드는 변수다. 알파벳은 2분기 잉여현금흐름이 59억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순발행에서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가 차지한 비중은 지난해 22%에서 올 상반기 27%로 높아졌다. 아마존의 7월 회사채 응찰률은 1.6배로 3월의 3.2배보다 낮아졌다. 오라클은 신용등급이 BBB-로 내려갔고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215bp까지 상승했다. 금리 인상 시 신규 차입과 차환 비용이 함께 늘어날 수 있다.
메모리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과 증설이 맞부딪치고 있다. 범용 D램 가격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4배 이상 올랐지만,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11% 감소했다. 3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 상승률은 13~18%로, 직전 분기의 58~63%보다 둔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올해 설비투자는 약 110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57.1%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공급 과잉과 중국 CXMT의 증산을 경계하는 시각과 장기공급계약, AI 수요, HBM 가격 상승으로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어 실적과 주가의 방향성도 당분간 큰 편차를 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