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제도 개편에 바이오 상장 부담 확대
핵심 요약
코스닥 승강제와 공시·상장폐지 기준 개편으로 바이오 기업의 상장 부담이 커진다. 시가총액과 매출 요건이 단계적으로 높아지고 기술수출·임상 정보 공개도 구체화된다. 업계는 투자자 보호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장기 연구개발 구조를 제도에 반영할 것을 요구한다.
정부가 코스닥 승강제와 제약·바이오 공시 가이드라인, 상장폐지 기준 개편을 잇달아 추진하면서 바이오 기업의 상장 환경이 전면적으로 달라질 전망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 대부분이 코스닥에 입성한 만큼 기업공개 이전의 정보 공개부터 상장 후 시장 평가, 상장 유지와 퇴출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은 프리미엄·스탠다드·관리군 등 3개 시장으로 나뉘며 기업은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인 평가를 받는다. 제약·바이오 공시 가이드라인은 기술수출 계약과 임상 성공 확률, 연구개발 현황을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게 공개하도록 요구한다. 다만 글로벌 제약사와 체결하는 계약의 비밀유지 조항 때문에 세부 공개가 협상을 어렵게 만들 수 있고, 논문에 제시된 평균 임상 성공률을 활용하면 기업별 공시 내용이 비슷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상장 유지 기준도 강화됐다. 지난달부터 코스닥 기업에 시가총액 200억원과 매출 50억원 기준이 적용됐고, 내년 1월에는 각각 300억원과 70억원으로 높아진다. 장기간 주가가 낮은 동전주에 대한 관리 역시 엄격해진다. 그러나 신약 개발에는 10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고 임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연구개발비가 계속 투입돼 매출 없이 적자가 이어지는 사례가 흔하다. 글로벌 기술수출에 성공한 기업도 상업화 전에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임상 실패와 허가 지연, 기술수출 계약 여부에 따라 기업 가치가 단기간에 크게 움직이는 산업 특성도 쟁점이다. 스탠다드나 관리군으로 분류된 기업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투자금이 프리미엄 종목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성과 없이 장기간 같은 임상 단계에 머문 기업을 관리하고 개발 정보를 충실히 공개하는 방향에는 의미가 있지만, 지나치게 보수적인 기준은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투자 기회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보호와 혁신의 균형을 고려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요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