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 절반서 잠복 바이러스 재활성화
핵심 요약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절반 가까이에서 잠복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했다.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재활성화 시점이 달랐고 코로나19 중증화와 연관성을 보였다. 아넬로바이러스와 롱코비드의 관련성이 확인돼 항바이러스 치료 가능성이 제기됐다.
코로나19가 인체에 잠복하던 바이러스의 활동을 다시 촉발하고, 이 현상이 중증화와 장기 후유증에 연결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에스더 멜라메드 미국 텍사스 의대 신경과 교수 연구진은 2020년 5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미국 20개 병원에 입원한 환자 1154명을 1년간 추적했다. 생체 시료 분석에서는 감염 기간 환자의 절반 가까이에서 적어도 한 종류의 휴면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됐다.
바이러스마다 활동을 재개하는 시점은 달랐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와 아넬로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빠르게 늘어 입원 직후 정점에 도달했다. 거대세포바이러스와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감염 약 3주 뒤 주로 호흡기 계통에서 검출됐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를 비롯한 헤르페스과 바이러스와 아넬로바이러스의 재활성화는 코로나19 증상이 심해지는 현상과 연관성을 보였다.
잠복 바이러스의 재활성화는 면역력이 크게 저하된 사람에게 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조사 대상자는 코로나19 감염 전에 면역 기능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입원 중 다른 질환 때문에 면역억제제를 투여받은 환자도 재활성화 가능성이 더 높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코로나19가 유발한 스트레스만으로 면역 체계에 과부하가 걸리고, 깨어난 바이러스가 염증을 증폭하는 상호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넬로바이러스는 진단 후 3개월 넘게 피로와 기억력 저하, 미각·후각 상실, 현기증 등이 이어지는 롱코비드와도 관련성을 나타냈다. 환자 시료에서 이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된 경우 특정 백혈구의 활동이 더욱 활발했다. 다만 치료로 이어지려면 인과관계를 추가로 규명해야 한다. 현재 헤르페스바이러스를 표적으로 삼는 기존 항바이러스제를 롱코비드 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 2상 시험도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