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카 시대, 차주가 잃어버린 데이터 통제권
핵심 요약
자동차가 생성하는 방대한 정보와 달리 차량 데이터 소유권은 현행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 커넥티드 서비스와 운전습관연계 보험은 편익을 제공하는 대신 위치와 주행 정보를 수집한다. 사고 뒤 증거 보존을 요구하고 차량 처분 시 서비스와 디지털 접근 권한을 직접 정리해야 한다.
첨단 자동차는 충돌 전후 속도와 브레이크·가속페달 작동 상태를 담는 사고기록장치뿐 아니라 위치, 이동 경로, 운전 습관, 차량 상태, 음성 명령까지 계속 기록한다. 그러나 현행법에는 차량 데이터의 소유권을 직접 규정한 조항이 없다. 차주는 자동차를 소유하면서도 차량이 생성한 데이터를 자유롭게 열람하거나 검증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에 놓여 있다.
민법 제98조는 소유권의 대상을 유체물과 전기 등 관리 가능한 자연력으로 한정해 형체 없는 데이터를 원칙적으로 소유권의 객체로 보기 어렵게 한다. 데이터산업법 제12조도 투자와 노력으로 데이터를 만든 사업자의 자산을 부정사용으로부터 보호할 뿐 차주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와 GPS 기록, 사고기록장치 자료에는 각각 보호·요구 권리가 있지만 일상적인 주행 및 차량 상태 정보의 접근 범위는 주로 제조사 약관에 좌우된다.
국내 커넥티드카는 700만 대를 넘어 전체 등록 차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원격 시동과 공조 제어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위치·운행·진단 정보를 서버로 상시 전송하며, 스마트폰 앱을 삭제해도 차량 통신 모듈은 별도로 작동한다. 수집을 중단하려면 차량 설정에서 기능을 끄거나 서비스를 해지해야 한다. 중고차 처분 때 이를 정리하지 않으면 이전 차주가 다음 차주의 위치를 확인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운전습관연계 보험은 주행거리와 운전점수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할인하지만 급가속·급감속, 운행 시간대 등의 제공 동의를 요구한다. 이 정보는 사고 이후 과실 판단 자료가 될 수 있다. 수사기관도 운전자의 임의 제출이나 법원이 발부한 영장 범위 안에서만 블랙박스, 사고기록장치, 서버 자료를 확보할 수 있으며 사고기록장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분석한다. 운전자는 사고 직후 관련 로그 보존을 요구하고, 차량 매각·폐차 때 내비게이션 초기화와 서비스 해지, 디지털키 및 공유 사용자 해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