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퍼스, 자산별 칸막이 없애고 위험 중심 운용
핵심 요약
캘퍼스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폐지하고 전체 위험 중심의 운용 체계를 도입했다. 주식과 채권의 동반 하락, 비상장 자산 확대가 기존 자산배분 방식의 효율을 약화했다. 운용 유연성이 커지는 만큼 투자 판단을 감시할 거버넌스와 위험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세계 주요 연기금이 주식과 채권의 목표 비중을 고정하는 전통적 자산배분에서 벗어나고 있다. 운용자산 63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퇴직연금은 지난달부터 상장주식 40%, 채권 30% 등 자산군별 목표 비율을 폐지하고 전체 위험과 기대수익을 기준으로 투자하는 ‘토털 포트폴리오 어프로치’를 도입했다.
캘퍼스는 주식 75%와 채권 25%로 구성한 참조 포트폴리오를 전체 위험 수준의 기준으로 삼는다. 위험이 정해진 범위 안에 있으면 시장 여건에 맞춰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90%까지 높일 수 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 상장 주식·채권과 가격 움직임의 상관관계가 낮은 비상장주식이나 인프라 투자를 늘려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낮추는 방식도 가능하다.
변화의 배경에는 주식과 채권이 함께 하락하는 현상이 있다. 최근 200일간 세계 주요 주가지수와 채권지수의 상관계수는 약 0.4로,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과 각국의 재정 악화 우려로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을 통한 주식 손실 방어 효과가 약해졌다. 수시 매매가 어려운 사모주식과 인프라 등 비상장 자산의 확대도 목표 비중을 반복해서 맞추는 기존 리밸런싱 방식과 충돌하고 있다.
이 운용 체계는 2006년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가 먼저 도입한 뒤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뉴질랜드 슈퍼펀드 등으로 확산했다. 뉴질랜드 슈퍼펀드에서 근무한 스티븐 길모어는 2024년 캘퍼스 최고투자책임자로 취임해 전환을 주도했다. 다만 운용진의 판단과 권한이 커지고 위험자산이 과도하게 늘 수 있어 정교한 감시·위험관리 체계가 요구된다. 국민연금도 지난 5월 올해 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높여 기계적 매도 부담을 줄였지만, 운용자산 약 300조엔의 일본 GPIF는 기존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