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식 위험에 놓인 전국 연안 100곳
핵심 요약
전국 연안 조사 지구 225곳 중 100곳이 침식 우려·심각 등급으로 확인됐다. 충남의 우심 지역 비율이 70.6%로 가장 높았고 전북과 전남이 뒤를 이었다. 높아진 해수면 온도와 거센 파도가 백사장 회복 균형을 무너뜨리면서 연안 재해 위험도 커지고 있다.
전국의 주요 연안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해변에서 모래 유실이 우려되거나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 대상 225곳 중 관리가 필요한 C등급과 D등급은 100곳으로 44.4%를 차지했다. 6일 경북 울진 직산1리 해변에서는 5년 전 약 200m 구간에 설치한 테트라포드 일부가 무너진 채 물에 반쯤 잠겨 있었고, 구조물 틈으로 드나드는 파도가 백사장 모래를 바다로 끌어냈다.
지역별 C·D등급 비율은 충남이 17곳 중 12곳인 70.6%로 가장 높았다. 전북은 3곳 중 2곳으로 66.7%, 전남은 29곳 중 17곳으로 58.6%였다. 경북은 44곳 중 21곳인 47.7%, 강원은 102곳 중 39곳인 38.2%로 집계됐다. 직산1리 인근 숙박업소도 줄어드는 백사장 탓에 여름철 영업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연안 침식은 파도와 조류가 해안선의 모래를 바다로 운반해 백사장을 깎는 현상이다. 해수면 온도가 오르면 바다 위 대류가 활발해져 높은 파도가 잦아지고, 백사장을 때린 파도가 물러나면서 모래까지 끌고 간다. 겨울에 줄었던 모래가 파도가 잔잔한 봄과 가을에 다시 쌓이던 회복 과정도 온난화로 균형이 깨졌다.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 온도는 평년인 1991~2020년 평균보다 약 1도 높은 상태이며, 엘니뇨 발생 전망도 침식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백사장은 파도 에너지를 흡수하는 자연 방파제로, 폭이 줄면 해안도로와 주택가가 파도에 직접 노출되고 태풍이나 폭풍우 때 바닷물이 더 빠르고 깊게 내륙으로 밀려들 수 있다. 연안 생물의 서식지와 해안 마을 경제도 함께 위협받는다. 지자체들은 외부 모래를 붓는 양빈 사업과 테트라포드 설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대형 태풍에 구조물이 유실될 수 있어 한계가 있다. 이영재 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하와이와 호주의 바다 풀장 같은 파도 충격 완화 구조물을 참고해 대책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