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조직범죄 대응 권한 넓힌다
핵심 요약
칠레 정부가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 의무를 명시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한다. 범죄 조직 가담 처벌과 특별 교도소, 자산 몰수 등을 담은 30건 이상의 법안이 준비됐다. 해외 범죄 조직 유입과 살인 피해 증가가 치안 강화 정책의 배경이 됐다.
칠레 정부가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헌법에 명시하고 조직범죄 대응 권한을 확대하는 개헌과 입법에 나선다.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은 5일 대통령궁 TV 담화에서 헌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개정안은 범죄 조직에 가입하거나 가담하는 행위 자체도 엄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삼는다.
정부가 준비한 조직범죄 관련 법안은 이미 의회에 제출된 안건을 포함해 30건이 넘는다. 카스트 대통령은 추가 법안도 며칠 안에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추진 과제에는 마약 사범을 별도로 수용하는 특별 교도소 제도, 현행범으로 인정해 체포할 수 있는 시간의 확대, 새 정부 기관을 통한 범죄 조직 자산 몰수 절차가 포함됐다.
칠레는 남미에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고 안전한 국가로 분류돼 왔지만, 최근 10년 동안 베네수엘라 카르텔 ‘트렌 데 아라과’를 비롯한 해외 범죄 조직이 유입되면서 치안 상황이 악화했다.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살인 사건 피해자는 5.4명으로 집계돼 10년 전의 약 두 배에 이르렀다. 칠레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범죄 조직도 현재 10개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남북 길이가 4천㎞를 넘고 태평양 연안에 여러 항구를 둔 칠레는 아시아와 유럽, 미국으로 향하는 마약 유통의 거점이 됐다. 지난 3월 취임한 카스트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범죄 소탕에 적용할 행동 기준과 정책 수단의 범위를 넓히고, 관련 법률을 함께 정비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대응 체계의 구체적인 범위는 헌법 개정안과 후속 법안에 대한 의회 논의 과정에서 다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