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임신중단 절차에 태아 심박 청취 의무화 추진
핵심 요약
칠레 하원에서 임신 중단 전 태아 심장박동 청취를 절차상 요건으로 두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임신부가 청취를 거부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의사의 시술은 금지된다. 법안은 치명적 태아 질환과 성폭력에 따른 임신에 적용되며 하원 보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칠레 하원에서 임신 중단 시술을 받으려는 여성이 태아의 심장박동을 직접 듣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현지시간 9일 현재 ‘태아의 심장 소리를 들어라’라는 이름의 법안은 하원 보건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의료진은 임신부에게 태아의 심장 활동 감지 여부를 알리고, 심장박동을 들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법안은 강경 우파 성향의 크리스토발 우루티코에체아 의원을 포함해 국민자유당과 공화당, 국가쇄신당 소속 의원 6명이 지난 6월 25일 공동 발의했다. 칠레 보건법 제119조를 개정하는 방식이다. 임신부가 심장박동 청취를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도 담겼지만, 거부하면 의사가 시술할 수 없도록 해 청취 절차를 사실상 임신 중단의 전제조건으로 규정했다.
적용 범위는 발의 이후 일부 조정됐다. 처음에는 현행법이 인정하는 세 가지 임신 중단 사유 모두를 대상으로 삼았으나, 우루티코에체아 의원이 산모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를 제외했다. 이에 따라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없는 치명적 질환을 가진 경우와 성폭력으로 임신한 경우에만 해당 절차가 적용된다.
칠레는 장기간 임신중절을 전면 금지했고,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정권 말기인 1989년에는 치료 목적의 시술까지 금지했다. 이후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 재임기인 2017년 법률 21.030이 제정되면서 산모의 생명 위험, 태아의 자궁 밖 독립 생존이 불가능한 치명적 병리, 성폭력에 따른 임신 등 세 가지 사유에 한해 임신 중단이 허용됐다. 이번 개정안은 이 가운데 두 사유의 시술 절차에 새로운 요건을 추가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