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임신중단 절차 강화안, 의료 장벽 논란
핵심 요약
칠레에서 임신중단 전 태아의 심장박동 청취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정부는 과학적 근거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여성단체는 의료 접근의 장벽이 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법안은 하원 보건위원회에서 심의 중이지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칠레에서 임신중단을 원하는 여성이 수술 전에 태아의 심장박동을 듣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돼 정치권과 여성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환자는 심장박동 청취를 거부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의료진이 시술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규정해 사실상 임신중단 절차에 새로운 조건을 추가하는 내용이다.
법안은 공화당과 국민자유당, 국가쇄신당에 속한 강경 우파 성향 의원 6명이 공동으로 제출했다. 주요 발의자인 크리스토발 우루티코에체아 의원은 법안의 목적을 생명 보호로 규정하며 정부에 지지를 요청했다. 마이 초말리 보건부 장관은 심장박동 청취가 여성의 결정에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여성단체들은 법안이 현재 허용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여성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 페미니스트 조정위원회는 이를 잔인한 조치로 규정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절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발의 의원들이 내세운 생명 보호 취지와 의료적 효과를 둘러싼 정부·여성단체의 판단이 맞서고 있다.
칠레는 2017년부터 산모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 태아가 생존할 수 없는 경우, 강간으로 임신한 경우 등 세 가지 사유에 한해 임신중절을 허용하고 있다. 이번 법안은 현재 하원 보건위원회에서 심의되고 있으며 긴급 법안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우파가 의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으나 정부가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여성단체도 반대하고 있어 실제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