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농가 덮친 장기 폭염, 과수·시설채소 피해 확산
핵심 요약
충남의 장기 폭염으로 사과 일소 피해와 시설채소의 상품성 저하가 동시에 나타났다. 채소농가는 매출 감소에 냉방 설비 가동에 따른 전기료 상승까지 겪고 있다. 고온이 이어질 경우 과수의 내년 작황과 딸기 모종의 활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충남 지역에 장기간 이어진 폭염이 노지 과수와 시설채소 농가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6일 오후 2시께 예산군 삽교읍의 사과밭에서는 빨간빛 대신 노란색을 띠고 일부가 멍처럼 갈색으로 변한 열매가 곳곳에서 확인됐다. 현장 기온은 35.6도였다. 농장주 인재평(51)씨는 매일 일소 피해 사과 250∼300개를 따고 있으며, 전체의 약 20%가 손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낮의 강한 햇볕과 밤의 열대야가 겹치면서 잎까지 타고, 오후 4시까지 미세 살수를 해도 피해를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손상된 사과는 장기 보관이 어려워 유통망 판매에도 제약이 따른다. 농가는 조생종 수확을 지난해보다 일주일 빠른 7월 마지막 주에 시작했다. 윤홍기 충남농업기술원 디지털과수팀장은 고온으로 나무의 면역력이 약해지고 미생물 활동이 늘어 토양까지 달라질 수 있어 피해가 내년 이후 농사로 이어질 가능성을 짚었다.
냉방 설비를 갖춘 시설농가도 생산성과 비용 문제를 피하지 못했다. 5일 오후 2시께 공주시 계룡면의 1천평 규모 채소밭에서는 외부 기온이 34도에 육박한 가운데 물과 공기를 활용하는 냉각장비 4대와 환기팬 60대가 가동됐다. 농장주 임유빈(34)씨가 재배한 채소는 잎이 빠르게 자랐지만 속이 덜 차 무게와 상품성이 떨어졌다. 매출은 지난해 7월 1천700만원에서 올해 같은 달 1천200만원으로 30% 가까이 감소했다.
수경재배 쌈 채소는 뿌리 쪽 물 온도를 23도 아래로 유지해야 해 냉방 강도와 전기료 부담도 커졌다. 임씨는 지난해 7월 250만원이던 전기료가 올해 300만원가량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충남 시군의 폭염특보가 2주 안팎 이어졌고 5일 청양군에는 충청권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딸기 농사를 짓는 정우철(57)씨도 10년 만에 처음 지하수 냉각장치인 ‘물콘’ 10대를 설치했다. 아직 육묘에서 시듦병과 탄저병은 없지만, 더위가 계속되면 정식 뒤 활착이 어려울 수 있어 9월 초 장비를 재배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