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한 폐경 전 여성, 췌장암 위험 최대 30% 낮아
핵심 요약
출산 경험이 있는 폐경 전 여성은 미출산 여성보다 췌장암 발생 위험이 최대 30% 낮았다. 국내 여성 93만5345명을 평균 9.3년 추적했으며 2065명이 췌장암을 진단받았다. 관찰연구인 만큼 직접적인 예방 효과를 단정할 수 없고 생물학적 기전을 밝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국내 폐경 전 여성 약 93만 명을 분석한 결과,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미출산 여성보다 췌장암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주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홍정용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연구팀은 2009년 국가암검진을 받은 40~55세 여성 93만5345명을 평균 9.3년 동안 추적했다. 이 기간 췌장암 진단을 받은 대상자는 2065명이었다.
미출산 여성을 기준으로 1명을 출산한 여성의 췌장암 발생 위험은 28%, 2명 이상을 출산한 여성은 30% 낮았다. 나이와 체질량지수, 흡연, 음주, 운동,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췌장염 등 발생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연관성은 유지됐다. 초경 연령과 모유 수유 기간, 경구피임약 복용 기간에서는 유의미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폐경 전 여성의 췌장암은 드물어 추적 기간의 절대 발생 위험은 1000명당 2~3명 수준이었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진단 시점에 이미 진행된 사례가 많다. 2019~2023년 진단자를 기준으로 국내 5년 상대생존율은 17.0%로 주요 암 가운데 가장 낮다. 국내 신규 환자는 1999년 2614명에서 2023년 9748명으로 약 3.7배 증가했다. 전체 연령에서는 남성 환자가 더 많지만 젊은 층의 증가세는 여성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흐름이 영국과 미국, 한국에서 관찰됐다. 흡연·비만·당뇨병은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졌으나 여성의 생식 요인과 발생 위험의 관계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출산 경험과 위험 감소가 함께 나타난 배경으로 임신 중 증가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이 가능한 요인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분석은 두 요소의 연관성을 살핀 관찰연구여서 출산이 췌장암을 직접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정확한 생물학적 기전도 추가로 규명해야 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메이요 클리닉 회보’에 실렸다. 현재 확인된 예방 수단으로는 금연과 적정 체중 유지, 규칙적인 운동, 당뇨병 관리 등 기존 위험 요인의 지속적인 관리가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