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잔디밭 방화·장작 절도 의사 집행유예
핵심 요약
춘천 중도 잔디밭에 불을 지르고 장작을 훔친 30대 의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법원은 CCTV와 정신감정 결과를 토대로 방화와 절도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들과의 합의, 구금 기간, 정신건강 상태의 영향과 동종 전력이 없는 점이 양형에 반영됐다.
춘천 중도의 잔디밭에 휴대용 가스 토치로 불을 지르고 다른 사람의 창고에서 장작을 훔친 30대 의사 A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춘천지법은 일반물건방화와 절도, 건조물 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22일 오후 4시 16분께 춘천 중도에서 잡풀 등에 여러 차례 불을 붙여 잔디 약 72㎡를 태운 혐의를 받았다. 훼손된 잔디를 복구하는 데에는 약 431만원이 들었다. 지난 2월에는 춘천의 한 창고에서 땔감용 통나무 장작 약 20개를 가져가고, 같은 달 소유자의 허락 없이 농막에 두 차례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정신질환 탓에 불을 놓았을 때 발생할 위험을 인식하지 못해 방화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장작도 버려진 물건으로 잘못 알고 가져갔으므로 절도로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불길이 치솟는 중에도 A씨가 토치로 계속 잔디에 불을 붙였고, 상당한 면적이 타는 상황을 직접 확인한 사실이 CCTV에 담긴 점을 토대로 위험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정신감정에서도 A씨가 방화의 위험성을 인식할 수 없던 상태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법원은 장작이 일정한 크기로 잘려 있고 통나무 단면이 드러난 점을 고려하면 다른 사람의 소유물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고 봤다. 방화 범죄의 죄책과 공공 안전에 미치는 위험성을 무겁게 평가하면서도, A씨가 4개월 넘게 구금돼 반성할 기회를 가진 점과 정신건강 상태가 범행에 일부 영향을 준 점을 참작했다.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해 이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같은 종류의 전과가 없는 점도 형량 결정에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