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청문회·압수수색, 실효성 논란 확산
핵심 요약
월드컵 탈락 뒤 열린 축구협회 청문회와 경찰 압수수색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청문회는 핵심 규명에 미흡했고 경찰 수사는 고발장 접수 2년 뒤 본격화됐다. 협회 개혁과 함께 정치권과 수사기관의 책임성도 점검해야 한다는 과제가 드러났다.
2026 월드컵 32강 탈락 이후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국회 청문회가 열리고 경찰의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협회 운영과 감독 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바로잡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기대와 달리, 청문회의 부실한 질문과 고발 2년 뒤 이뤄진 강제수사를 놓고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론이 악화돼 대응력이 약해진 협회에 정치권과 경찰이 뒤늦게 공세를 집중하며 대중적 관심을 이미지 개선에 활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문회에서는 증거와 맥락을 충분히 제시하지 않은 채 패배 책임만 따지는 질문이 이어졌고, 한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한 정몽규 전 협회장에게 배려를 언급한 문자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질문이 협회 운영의 핵심 쟁점을 파고들지 못하는 동안 정 전 회장과 홍명보 전 감독은 운영 및 선임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비리 혐의에 연루된 일부 정치인까지 협회 비판에 나섰지만 원인 규명이나 제도 개선책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찰에는 2년 전 축구협회 관련 고발장이 접수됐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 전력강화위원회의 추천 기능이 무력화되고 정 전 회장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권한이 없는 이임생 전 기술총괄 이사가 감독을 추천하고 불투명한 방식으로 면접해 절차를 훼손한 문제가 제기됐다. 협회는 문체부의 징계 요구에 행정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했고, 월드컵 탈락 뒤 정 전 회장과 홍 전 감독은 사퇴했다.
이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경찰이 뒤늦게 압수수색과 정밀 수사에 착수하면서 수사 시점과 배경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됐다. 강선우 의원의 쪼개기 후원 의혹과 김병기 의원 관련 특혜·비리 의혹에 불송치 결정이 내려지거나 수사가 장기화한 상황도 대비됐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이 사실상 수사 전권을 갖게 된 가운데, 축구협회 사태는 협회뿐 아니라 이를 감독하고 조사하는 정치권과 수사기관의 책임성과 제도적 신뢰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과제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