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강제수사, 처벌 여부는 고의 입증에 달려
핵심 요약
경찰이 감독 선임 의혹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 사무실과 축구회관을 압수수색했다. 업무방해 혐의는 절차 위반을 넘어 고의적인 기망이나 의사결정 방해가 입증돼야 한다. 홍명보 전 감독의 가담 증거와 성 접대 의혹의 공소시효가 수사의 주요 난제로 남았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충남 천안의 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을 약 11시간 20분 동안 압수수색했다. 영장에는 업무방해 혐의가 적시됐으며, 수사의 초점은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협회 지도부의 위력이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에 맞춰졌다.
형사처벌 여부는 협회 정관이나 대표팀 운영 규정의 위반 사실만으로 결정되기 어렵다. 2024년 7월 고발장이 접수될 당시 제기된 내부 규정 위반은 민사·행정상 책임과 별도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려면 단순한 절차 누락을 넘어 규정을 고의로 무시하거나 의사결정 결과를 뒤집고, 관련 사실을 감추거나 관계자를 속인 정황이 입증돼야 한다. 압수물 분석에서도 이런 고의성과 구체적인 행위가 확인되는지가 관건이다.
홍 전 감독은 선임 절차의 대상이자 후보자였다는 점에서 협회 행정에 위계나 위력을 행사한 당사자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형사책임을 물으려면 절차상 결함을 사전에 인지한 데 그치지 않고 허위 자료를 제출하거나 협회 관계자들과 미리 공모하는 등 부정한 선임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 경찰은 외국인 심판 성 접대 의혹의 수사 착수 여부도 검토하고 있으나, 사건 발생 시점이 오래됐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
성 접대 의혹은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국내에서 열린 월드컵·올림픽 예선과 평가전 등 7개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심판과 감독관 등 10여명을 상대로 이뤄진 사안이다. 업무상 배임이나 성매매처벌법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약 15년이 지나 공소시효가 핵심 장애물이다. 감독 선임 수사는 당시 공식 문건과 회의 자료를 확보한 뒤 스포츠윤리센터 등 외부 기관 자료와 대조해 위조·변조 또는 왜곡 여부를 가려내는 과정이 처벌 가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