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무인기 오인에 드러난 한미 공조 허점
핵심 요약
최전방 연합훈련에 투입된 미군 무인기를 한국군이 미확인 비행체로 오인해 요격 준비에 나섰다. 정식 공문 대신 문자메시지로 비행 승인을 처리해온 관행과 양국 실무자의 보고·절차 누락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1군단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전군 특별기강 점검에 착수했다.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에 투입된 미군 정찰용 고정익 무인기를 한국군이 북한군 자산일 가능성이 있는 미확인 비행체로 판단해 요격 준비에 나선 사실이 확인됐다. 사건은 지난달 30일 군사분계선에서 약 3.7㎞ 떨어진 경기 파주 스토리 사격장 인근에서 발생했다. 군은 ‘두루미’를 발령하고 방공포 등 주변 전력을 가동했으며, 주민 대피 안내 문자까지 발송했다.
당시 한미 해병대는 81㎜ 박격포 등을 동원한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고 미 해병대는 무인기를 띄웠다. 그러나 비행계획을 알지 못한 한국군은 국지방공레이더와 열상감시장비로 기체를 포착한 뒤 대응 태세에 들어갔다. 군 당국은 약 1시간 뒤에야 훈련 중인 미군 무인기임을 확인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나흘간 조사한 뒤 한국군 실무자의 보고·전파 누락과 미군의 공역 사용 인가 절차 미준수가 겹친 소통 오류로 결론 내렸다.
접경지역 비행은 고도에 따라 공군작전사령부나 육군지상작전사령부의 승인을 정식 공문으로 받아야 하지만, 양국 군은 실무자 간 문자메시지로 절차를 대신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도 미군 측은 훈련 하루 전 한국군 실무자에게 무인기 비행을 알렸고, 메시지에는 사격 고도와 비행 고도 등 훈련계획이 포함됐다. 스토리 사격장은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실사격이 중단됐다가 지난해 4월 약 7년 만에 훈련이 재개된 최전방 지역이다.
남북 통신선이 끊긴 상황에서 동맹국 자산을 향한 실제 요격으로 이어졌다면 북측의 오판과 대응을 부를 위험도 있었다. 한미 군 당국의 훈련계획 공유를 둘러싼 엇박자는 지난 2월 서해에서 주한미군 F-16과 중국군 전투기가 출격했을 때도 불거졌다. 합참은 공역통제 협조체계를 보완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실탄을 장착하지 않는 경계작전 지침으로도 논란이 된 1군단의 군단장을 3일 직무에서 배제해 조사하고 있으며,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전군 특별기강 점검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