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성능보다 익숙한 감각 택한 투어 강자들
핵심 요약
셰플러와 바티아는 신형 드라이버를 시험한 뒤 원하는 구질을 구현해 온 이전 모델로 복귀했다. 토머스와 코다, 유현조와 김민솔 등은 거리와 정확성이 검증된 구형 우드·하이브리드·아이언을 유지했다. 박민지의 10년 된 퍼터처럼 투어 선수들은 최신 사양보다 익숙한 감각과 신뢰를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았다.
해마다 첨단 기술을 내세운 신제품이 출시되지만, 정상급 골퍼들의 백이 최신 모델로만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스코티 셰플러는 2025년형 테일러메이드 Qi35에 이어 2026년 후속작 Qi4D까지 시험했으나 2024년형 Qi10으로 돌아갔다. 신제품의 일정한 스핀과 빠른 볼 스피드는 확인했지만, 페이드샷 때 공이 왼쪽으로 감겨 원하는 구질을 구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악샤이 바티아도 2026년형 캘러웨이 퀀텀 트리플 다이아몬드 맥스를 잠시 사용한 뒤 2022년형 로그 ST로 복귀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정상에 올랐다.
정확한 거리와 용도에 맞는 성능을 위해 오래된 클럽을 유지하는 사례도 뚜렷하다. PGA투어 통산 16승의 저스틴 토머스는 신형 제품이 필요한 거리보다 더 나간다는 이유로 2015년형 타이틀리스트 915Fd 5번 우드를 10년째 쓰고 있다. 넬리 코다는 드라이버를 2026년형 테일러메이드 Qi4D로 교체하면서도 2021년형 핑 G425 하이브리드는 남겼다. 이 클럽은 롱 어프로치와 정교한 티샷이 필요한 좁은 홀에서 활용하는 백 속 최장수 장비다.
아이언에서도 검증된 이전 세대 모델이 선수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유현조는 2026년 DB 위민스 챔피언십 우승 당시 최신 핑 G440 LST 드라이버와 2023년형 핑 i230 아이언을 함께 사용했다. 7월 7일 기준 KLPGA투어 그린 적중률 77.0833%로 2위에 오른 그는 안정적인 어드레스와 거리감이 확인된 아이언을 유지했다. 김민솔은 2019년형 타이틀리스트 620 CB로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빅토르 호블란은 2018년형 핑 i210, 렉시 톰슨은 2009년형 코브라 S2 포지드 아이언을 사용하고 있다.
감각의 비중이 큰 퍼터에서는 익숙함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박민지는 단종된 2015년형 핑 카덴스 TR 케치 미드 퍼터를 10년째 사용하며 2017년 프로 데뷔 이후 KLPGA투어 통산 20승을 쌓았다. Sh수협은행·MBN 여자오픈에서 20승을 달성한 뒤에는 새 퍼터로 같은 감각을 익히려면 다시 10년 치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선수들이 구형 장비를 지키는 이유는 신제품의 성능 부족이 아니라 손에 밴 감각과 어드레스의 편안함, 원하는 구질과 거리를 재현한다는 신뢰에 있다. 클럽 선택의 기준은 출시 시점보다 자신의 스윙과 목적에 맞는지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