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성소수자 모임 학생 징계, 항소심도 무효
핵심 요약
총신대가 성소수자 지지 모임에 가입한 졸업 예정 학생에게 내린 무기정학 처분이 항소심에서도 무효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반성 여부를 징계 기준으로 삼는 행위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학생의 구체적 행위와 졸업·취업상 불이익을 고려하면 더 가벼운 징계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학내 성소수자 인권 모임에 가입한 졸업 예정 학생에게 무기정학 처분을 내린 총신대학교가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4-1부는 신학과 학생 A씨가 학교를 상대로 낸 징계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지난달 16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성소수자 지지 행위를 반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 수위를 높인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모임 가입과 지지·동조에 대한 반성 여부를 징계 기준으로 삼는 행위가 개인의 내면적 윤리 판단을 강제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처분 당시 졸업 요건을 모두 갖췄고 졸업 예정일까지 남은 학사 일정도 없었다. 재판부는 이 시점의 무기정학이 정상적인 졸업과 취업에 현저한 불이익을 줬으며, 더 가벼운 징계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봤다.
A씨는 2023년 12월 학내 성소수자 지지 모임에 가입했다. 이후 관련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들어가 구성원 명단을 유출하려 한 B씨에게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예고했다는 이유로 무기정학과 특별 지도 처분을 받았다. 당시 A씨는 이듬해 2월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A씨는 징계 근거 규정이 양심·종교·표현·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항소심은 A씨가 모임에 가입해 대화방에서 사적으로 대화를 나눈 것 외에 학교나 교단을 적극적으로 해하거나 학내 질서를 훼손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심도 동성애 지지를 징계하는 규정 자체를 곧바로 무효로 볼 수는 없다면서도, 형사처벌 대상 비위와 A씨의 행위를 같은 수준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무기정학은 지나치다고 봤다. 신학적 고민을 해소하려 모임에 가입한 행위만으로 최고 수준의 불이익을 줄 수 없다는 판단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