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의 국채 매입 주문, 일본은행 독립성 시험대
핵심 요약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은행에 필요시 국채를 매입해 장기 금리 상승을 억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일본은행은 이후 금리를 1% 정도로 올리고 국채 매입 축소 중단을 결정했지만 회담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엔화가 다시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9월 금리 인상 전망은 30%에서 60%로 상승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2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와 만나 장기 금리 상승을 억제할 필요가 생기면 국채를 매입해 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확인됐다. 전략산업 투자와 방위비 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 부담을 염두에 둔 주문으로, 총리가 통화정책의 구체적인 수단까지 거론하면서 중앙은행 독립성을 둘러싼 논쟁이 불가피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우에다 총재에게 내각의 정책 방향을 이해한 금융정책을 요청했다. 우에다 총재는 시장 반응을 살펴야 한다면서도 상황이 발생하면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일본은행은 약 3주 뒤인 6월 16일 단기 정책금리를 0.75% 정도에서 1% 정도로 0.25%포인트 올리고, 내년 4월 이후 예정했던 국채 매입의 단계적 축소를 중단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두 결정이 총리와의 회담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다카이치 내각은 2040년도까지 17개 전략 분야에서 370조엔이 넘는 민관 투자를 유도하고 방위비도 늘릴 방침이다. 국채 발행 확대는 장기 금리와 물가, 엔화 가치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를 끝내며 금리 급등 때 국채를 매입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실행 사례는 없다. 재정 여건에 맞춘 매입 확대가 정부 적자를 중앙은행이 보전하는 정부 부채의 화폐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일 공동 환율 개입 뒤 달러당 155엔 수준까지 내려갔던 엔·달러 환율은 4일 뉴욕시장에서 158.81엔으로 다시 상승했다. 감세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가 엔화 매도를 자극한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환율 흐름을 바꾸는 핵심이 정책이라며 일본의 정책 전환 필요성을 압박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구체적인 금융정책은 일본은행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9월 금리 인상 확률에 대한 시장 전망은 7월 29일 약 30%에서 60%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