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주택 겨눈 세제안…공급 대책이 변수
핵심 요약
정부가 초고가·비거주 주택의 종부세를 높이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했다. 실거주 1주택자의 부담은 완화되지만 서울 주요 지역 상당수는 과세 강화 대상에서 벗어난다. 반복되는 양도세 중과 유예 속에 수요 지역의 공급 대책이 집값 안정 효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정부가 3일 초고가·비거주 주택의 보유세를 높이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바꾸는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실거주 1주택자의 부담은 덜고 투기성 수요와 비거주 보유에 대한 과세는 강화하는 구조다. 다만 과세 대상이 일부 고가 주택에 집중되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도 다시 유예돼 집값 안정 효과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종합부동산세율은 과세표준 6억원, 시가로는 약 32억원을 넘는 구간부터 인상된다. 거주용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되지만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축소된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현재 60%에서 1주택자 70%, 다주택자 80%로 오른다.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과세 대상에서 빼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거주 기간만 인정하며, 2029년부터 공제액을 10억원으로 제한한다.
세제 변경으로 서울 강남권 등의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은 종부세와 양도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반면 시가 30억원대 이하인 실거주 1주택은 세금이 줄거나 달라지지 않아 마포·용산·성동구를 비롯한 서울 주요 지역의 상당수 주택이 과세 강화 대상에서 벗어난다. 초고가 주택에 집중된 과세가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를 낮추려는 정책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지난 5월 10일부터 재개된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주택 양도세 중과는 매각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2028년까지 다시 완화된다. 종부세 인상과 중과 유예가 맞물리면 단기적으로 초고가 주택 매물이 늘고 가격이 낮아질 여지가 있지만, 반복된 유예가 보유자의 관망을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지난달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세제와 금융, 공급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다. 수요가 몰리는 지역의 실질적인 공급 방안이 뒤따르지 않으면 세제개편만으로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