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넘는 폭염, 식물 면역과 세포까지 흔든다
핵심 요약
서울과 경기의 기온이 40도를 넘으며 사람과 동식물이 함께 폭염의 충격을 받고 있다. 식물은 28도 이상의 고온에서 살리실산과 면역 기능이 감소할 수 있다. 열 충격이 지속되면 철 의존적 세포사인 페롭토시스까지 진행될 수 있다.
서울과 경기의 기온이 지난주 40도를 넘어선 가운데, 폭염의 충격이 사람뿐 아니라 지렁이와 나무, 농작물로 번지고 있다. 기온은 볕을 가리고 바람이 통하는 지상 1.5m 높이에서 측정되기 때문에 밭고랑에서 일하는 농부가 실제로 마시는 공기는 예보 수치보다 더 뜨거울 수 있다. 물을 찾아 지상으로 나온 지렁이는 퇴로를 찾지 못한 채 말라가고, 플라타너스는 타들어 간 갈색 잎을 떨구고 있다.
인체는 추울 때 근육을 떨거나 갈색지방을 태워 열을 만들고, 더울 때는 피부 혈관을 열어 땀을 증발시키는 방식으로 체온을 조절한다. 그러나 습도가 높거나 외부 온도가 체온을 넘으면 이 과정의 효과가 약해진다. 인간의 체온이 36.5도 안팎으로 정해진 이유는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설정 온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유지에 많은 에너지가 들고, 너무 낮으면 땀과 호흡에 부담이 커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구 생물량의 약 80%를 탄소 무게 기준으로 차지하는 식물도 고온에 취약하다. 나무가 수분 손실을 줄이려고 잎 뒷면의 기공을 닫으면 내부 온도가 계속 상승한다. 배추과 식물인 애기장대는 저온이나 23도에서 살리실산을 합성해 면역 체계를 정비하지만, 28도 이상에서는 살리실산이 줄고 병원균에 대한 방어력도 떨어졌다. 2017년 미시간대학교 연구진의 단기 고온 노출 실험에서 확인된 변화다.
고온 피해는 면역 저하를 넘어 세포의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과에 다갈색 반점이 생기는 일소 현상이나 열매가 터지는 피해가 대표적이다. 열 충격을 받은 식물세포에서는 항산화 물질이 고갈되고, 세포막과 엽록체막의 지질이 철에 의존해 산화되는 페롭토시스가 진행된다. 2017년 아르헨티나 연구진이 식물세포에서 규명한 현상으로, 철의 움직임을 조절하거나 비타민 A·E 같은 지용성 항산화제를 공급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