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늘품, 20년 만에 연극제 대통령상
핵심 요약
극단 늘품이 ‘모스크바의 바다’로 대한민국연극제 대통령상을 받았다. 충북 극단의 대통령상 수상은 2007년 이후 20년 만이다. 늘품은 청주 앙코르 공연과 서울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
충북 청주의 극단 늘품이 창작극 ‘모스크바의 바다’로 제44회 대한민국연극제 부산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충북 극단의 대통령상 수상은 2007년 이후 20년 만이다. 지난달 26일 폐막한 이번 연극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통합 축제 브랜드 ‘2026 아르코 썸 페스타’ 참여 행사로 열렸다. 1983년 시작된 대한민국연극제는 전국 시도 대표 극단이 예선을 거쳐 본선에서 경쟁하는 무대다.
이홍이 작가가 쓴 ‘모스크바의 바다’는 2025년 제3회 청주창작희곡공모에서 77편 가운데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수능을 앞둔 고3 준수가 2년 전 세상을 떠난 같은 반 혜미의 유해를 우주로 보내는 발사식에 참석하려고 시험 당일 미국 플로리다로 떠나겠다고 선언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연인도 절친도 아니었던 혜미에게 미처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한 준수의 감정을 통해 이름 붙이기 어려운 상실과 이별의 무게를 그렸다.
제목은 달 뒷면에서 바다처럼 보이는 어두운 지형에서 가져왔다. 지구에서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달의 뒷면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마음을 무대 위에 펼친 것이다. 제작 과정에서는 천은영 대표의 교통사고와 단원의 모친상, 부대표의 맹장수술이 잇따랐다. 지난 3월 충북연극제 대상을 받아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에는 대극장에 맞춘 대본 수정과 시대 배경 변경 제안도 나왔지만, 송갑석 연출과 단원들은 원작을 유지하고 무대를 새로 구성해 작품의 정서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인물이 적고 소극장에 어울리는 잔잔한 작품이라는 우려에도 늘품은 경연을 위한 기교보다 희곡이 지닌 감정에 무게를 뒀고, 그 선택은 대통령상으로 이어졌다. 박현순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이번 성과를 지역 창작 생태계가 작동한 사례로 보고 수상작의 순회공연과 서울 공연을 협의할 계획이다. 재공연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늘품은 작품이 한 차례 경연으로 끝나지 않도록 청주 앙코르 공연과 서울 무대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