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예가 그린 환생 이후의 복수와 선택
핵심 요약
청예가 23만8824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2만7145표를 얻어 젊은 작가 1위에 올랐다. 신작 ‘주와 연’은 환생과 오컬트, 복수를 엮어 단죄 이후의 삶과 선택을 탐색한다. 청예는 장르의 경계를 두지 않고 독자에게 지속적인 질문을 남기는 작품을 지향한다.
본명과 나이, 학력을 공개하지 않고 작품으로 독자와 만나온 청예가 2026년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에 올랐다. 23만8824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후보 16명 가운데 가장 많은 2만7145명의 선택을 받았다. 청예는 예상하지 못한 성취라면서도 이를 집필 실력이나 직업적 성공의 척도로 삼지 않고 계속 쓰는 일에 매진하겠다는 태도를 밝혔다.
지난 6월 출간된 신작 ‘주와 연’은 17세 오주희가 친부의 아이를 임신한 여성에게 부적을 건넨 뒤 목숨을 끊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주희는 이후 그 여성의 딸 오연린으로 환생해 친부와 계모를 무너뜨린다. 회귀·빙의·환생과 오컬트, 사적제재를 결합한 작품은 복수의 완성보다 그 과정을 통과한 인물의 삶과 선택에 초점을 맞췄다. 출간 한 달 만에 7쇄를 찍었고 판매량은 2만부에 이르렀다.
작품의 제목은 저주와 인연, 주희와 연린이라는 두 갈래 의미를 품고 있다. 저주가 인연으로 옮겨가고 두 요소가 끝내 한 사람의 생으로 합쳐지는 구조다. 주희는 사실과 거짓의 틈을 벌려 친부 주변에 죽은 딸의 이름을 퍼뜨리고 가족의 붕괴를 이끌지만, 마침내 자신이 경멸하던 이들과 같은 무게의 선택 앞에 선다. 단죄를 수행하는 인물도 선인이 아닌 만큼 그의 미래 역시 안전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청예는 순문학과 장르문학을 엄격히 가르는 대신 서정과 서사의 차이에 주목한다. SF와 오컬트의 성질을 활용하면서도 호러나 로맨스 같은 특정 범주에 작품을 가두지 않으며, 인간 역시 선과 악으로 단순하게 나뉘지 않는다고 본다. 2021년 ‘웬즈데이 유스리치 클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라스트 젤리 샷’, ‘오렌지와 빵칼’ 등을 발표한 그는 매일 자신의 글을 읽은 뒤 집필한다. 앞으로도 독자에게 완결된 명제보다 오래 남는 질문을 던지는 작가로 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