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 사망 드러낸 ‘예외 조례’의 안전 공백
핵심 요약
서울 종로구에서 새벽에 홀로 폐기물을 수거하던 60대 노동자가 차량과 벽 사이에 끼여 숨졌다. 현장에서는 3인 1조와 주간 근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지만 종로구는 조례상 예외 사유를 적용했다. 정부 노정협의회에 참여한 노동계는 안전 원칙을 약화하는 지자체 예외 조항의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새벽에 홀로 생활폐기물을 수거하던 민간 위탁업체 소속 60대 노동자가 수거 차량과 건물 벽 사이에 끼여 숨졌다. 사고 현장에서는 환경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마련된 ‘3인 1조, 주간 근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종로구청은 자체 조례에 규정된 예외 사유가 적용돼 법적 문제가 없으며, 관리·감독과 사고 조사는 대행업체 소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고는 지난 7일 오전 2시36분께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골목길에서 발생했다. 60대 노동자 ㄱ씨는 1.5톤 쓰레기 수거 차량과 벽 사이에 끼인 뒤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ㄱ씨가 운전석에서 내린 직후 주행 상태에 있던 차량이 움직이자 이를 막으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현장에는 함께 작업하는 동료가 없었고, 업체는 경찰 조사에서 3인 또는 2인 1조 근무 수칙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등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가 원칙적으로 낮에 작업하고, 운전원 1명과 수거원 2명으로 구성된 3인 1조로 근무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사유를 정하면 인원과 작업시간 원칙에 예외를 둘 수 있다. 종로구 조례는 기계적 수거장치를 사용하거나 1.5톤 이하 차량을 운행하는 경우, 구청장이 인원 조정을 인정한 경우 등을 3인 1조 작업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선별·처리 업무의 민간위탁 문제를 다루는 노정협의회를 설치했다. 협의회에 참여한 노동계는 지자체 조례의 예외 규정이 3인 1조와 주간 근무 원칙을 현장에서 작동하지 못하게 만든다며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강석화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반복된 사망사고를 계기로 마련된 안전 원칙이 조례의 예외 조항 때문에 약화됐다며, 해당 규정을 없애야 비극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