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장 로비 의혹 문자…정몽규 '놀고 있는 선배'라며 실명 공개 거부
핵심 요약
국회 청문회 도중 윤용근 의원과 정몽규 전 회장 간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며 로비 의혹이 제기됐다. 정 전 회장은 '정 선배'의 실명 공개를 거부하며 '놀고 있는 학교 선배'라고만 답했다. 이재정 위원장은 인맥을 동원한 청문회 준비 방식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청문회 도중 청문위원과 증인 간 실시간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주고받은 문자 내용이 담긴 휴대폰을 들어 보이며 “청문회장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자에는 윤 의원이 “정 선배님한테 연락받았다”며 “송구합니다”라고 보내고, 정 전 회장이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답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재정 위원장은 즉시 정 전 회장에게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청문위원들에게 로비를 위해 컨택한 적이 있느냐”고 추궁했다. 정 전 회장은 “로비라는 건…”이라며 말을 흐리다가 “혹시 아는 분이 있냐고 물어본 적은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어떤 질문을 하실까, 미리 준비할 게 있나 이런 것을 물어봤다”며 “답변 잘하려고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해명했다. 이 위원장은 “지인과 인맥을 동원해 청문위원에게 미리 선을 대려고 했느냐”고 거듭 물었으나 정 전 회장은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문자에 등장하는 ‘정 선배’의 정체를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노종면 의원은 “문맥상 정 선배가 정몽규라는 해명이 있었지만 문맥이 통하지 않는다”며 위원장에게 규명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이 “정 선배가 누구냐”고 묻자 정 전 회장은 “프라이버시에 관한 문제”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그냥 현재 놀고 있는 분”, “학교 선배”라고만 말했고, 이 위원장이 “정치인 출신이냐”고 재차 묻자 “현재 놀고 있는 분”이라고 반복했다. 이 위원장은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인맥을 동원해 접근한 사실이 밝혀진 만큼 프라이버시로 존중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당사자인 윤용근 의원은 “오전 질의를 마친 후 개인적인 친분으로 ‘배려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이라며 “오후에 돌아와서는 세게 질문했고, 오고 간 것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적인 부분을 노출시킨 것은 불찰이지만 청문회 질의를 부실하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가득한 것은 이런 태도 때문”이라며 “지인을 통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식의 운영에 실망했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