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예산·리더십 결정하는 스무 살 교회
핵심 요약
선한목자젊은이교회는 예산과 회칙, 리더 선정을 청년들의 합의로 결정한다. 청년들은 2024년 재창립과 셀 개편, 단기선교 실무까지 직접 주도했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공동체는 상처받고 서툰 청년도 운영의 주체로 품고 있다.
지난 1일 밤 경기도 성남 선한목자교회의 한 회의실에서는 청년 24명이 이듬해 리더 인준과 인선 명단을 놓고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논의를 이어갔다. 한 사람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안건을 미루는 합의 원칙 때문이다. 2006년 2월 독립한 선한목자젊은이교회는 목사 배석 없이 청년들이 예산과 회칙, 리더 선정을 결정한다.
출석 청년 1000명은 90여 개 셀에서 활동하며 리더 180명과 사역자 14명이 함께한다. 헌금 계수와 사용처 결정도 청년 재정팀과 청년 회의의 몫이다. 권한 집중을 막기 위해 대표 임기는 2년, 기획위원 활동은 통산 3년으로 제한했다. 단기선교에서도 현지 설교 횟수와 통역 담당까지 청년들이 선교사와 직접 조율하며 결정권을 행사했다.
교회 운영 방식도 청년들이 바꿨다. 관심사가 비슷한 이들이 직접 셀을 만드는 ‘믿음의 실험’에 참여자가 일부로 제한되고 낯선 사람과의 만남을 부담스러워하는 청년들이 줄자, 공청회를 거쳐 2024년 재창립을 추진했다. 전 청년을 말씀 묵상 중심의 셀로 재편하고 회칙을 고치는 데 1년이 걸렸다. 올해 20주년 행사도 지원 대상과 규모를 숙의하면서 의결까지 넉 달이 소요됐다.
느린 의사결정은 다른 교회에서 상처받았거나 마음이 아픈 청년, 경험이 부족한 리더를 공동체 안에 품는 방식과 맞닿아 있다. 올여름 해외 선교에도 이런 청년들이 다수 참여했다. 올해 초 20~27세 여호수아공동체 수련회 예산이 부족했을 때는 선한목자교회 금요성령집회에서 모인 헌금으로 재정을 마련했고, 참가 청년들은 당회원에게 직접 감사를 전했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교회는 청년을 손님이 아닌 운영의 주체로 세우는 원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