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쉬운 판결문, 결론 전달 넘어 정확성 보완해야
핵심 요약
대법원 예규에 따른 첫 이지리드 판결문이 결과와 법률용어를 쉽게 전달했다. 표현의 정확성·호칭의 일관성·삽화 활용·판단 근거와 후속 절차 안내는 보완 과제로 남았다. 실제 독자 참여와 전문가 감수, 이해도 검증을 포함한 제도적 제작 체계가 요구된다.
대법원 예규 시행 후 처음 작성된 이지리드 판결문이 재판 결과를 앞세우고 법률용어를 풀어 써 정보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판결의 법적 효과를 정확히 설명하는 표현과 일관된 문서 구성, 핵심 판단 근거 및 후속 절차 안내가 부족해 전문가 검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도 확인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는 A 씨가 양천구청장을 상대로 장애정도 미해당 결정처분 취소를 청구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하고 별도의 이지리드 판결문을 제공했다. 문서 앞부분에 결과를 배치하고 문장을 짧게 나눴으며, 원고·취소·기각 등 법률용어를 일상적인 말로 설명하고 삽화도 넣었다. 결과를 먼저 확인하고 2인칭 설명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판결문보다 친근하고 이해하기 쉬운 요소로 평가됐다.
표현과 구성에서는 여러 한계가 드러났다. ‘구청의 결정은 사라집니다’라는 문구는 판결의 법적 효과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어렵고, 당사자 호칭이 ‘A 씨’에서 ‘당신’으로 바뀌어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심 결과를 ‘당신이 이겼습니다’라고 단정하면 항소 가능성까지 사라진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글이 많이 들어간 삽화 역시 복잡한 내용이나 절차를 시각적으로 설명하는 기능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재판부가 해당 결론에 이른 핵심 논증과 항소 등 다음 절차에 관한 안내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보완 대상으로 꼽혔다. 사법정책연구원은 2024년 작성방안에서 실제 독자의 참여, 전문가 감수, 이해도 검증을 권고하고 연구 과정에 발달장애인 당사자 의견을 반영했다. 개별 판사의 노력에만 맡기지 않고 단기적으로 외부 이지리드 전문가의 자문을 도입한 뒤 장기적으로 법원 내부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제작 체계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