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생산공제, 배터리 셀·판매 기준이 실효성 가른다
핵심 요약
정부가 6대 첨단산업의 국내 생산 제품을 지원하는 세액공제를 신설했다. 배터리 셀 포함 여부와 품목별 기준공제액이 배터리 업계의 수혜 규모를 좌우한다. 반도체는 국내 판매 요건과 중복 배제 규정 때문에 실질적인 혜택이 제한될 수 있다.
정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에 반도체와 이차전지를 포함한 6대 첨단산업의 국내 생산 제품을 지원하는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신설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품목과 기준공제액을 시행령에서 정하기로 하면서 정책 효과를 좌우할 핵심 판단은 뒤로 미뤄졌다. 배터리 업계는 셀의 포함 여부를, 반도체 업계는 국내 판매 요건과 기존 투자세액공제와의 중복 배제 규정을 주시하고 있다.
배터리 산업에서는 양극재·음극재·분리막 등 소재만 지원하고 대규모 설비투자와 고용이 집중되는 셀을 제외할 가능성이 주요 우려로 꼽힌다. 셀이 빠지면 국내 생산 확대라는 제도 취지가 약해지고, 배터리 셀과 모듈을 비롯한 첨단 제조 생산 전반을 지원하는 미국 IRA보다 지원 범위가 좁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의 수혜 규모도 품목별 기준공제액과 지역별 추가 공제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정부는 전기차 완성차보다 이차전지 산업 자체를 지원하는 데 이번 제도의 초점을 맞췄다. 업계는 이전부터 셀 생산에 대한 세제 지원을 요구해 왔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셀을 제외하면 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에도 쓰이는 셀을 공제 대상에 넣어 국내 생산과 공급망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특정 제품에 한정하지 않고 국내에서 부가가치를 만드는 생산활동 전반을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국내에서 생산해 국내에 판매한 제품만 대상으로 하지만, 생산 물량 대부분을 수출하는 반도체 산업은 최종 국내 판매만 인정할 경우 혜택이 제한될 수 있다. 국내 제조업의 중간재로 쓰이거나 국내에서 추가 가공된 뒤 수출되는 반도체까지 인정할지가 제도의 실효성을 가를 쟁점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