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 밖으로 나온 유기견, 입양 가족 기다린다
핵심 요약
안락사 대상이던 어린 유기견이 구조돼 임시보호 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다. 구조자는 위탁시설을 옮기고 약 1년간 돌봄과 사회화, 입양 홍보를 이어갔다. 3개월 임시보호 종료를 앞두고 개를 평생 책임질 입양 가족을 찾고 있다.
경남의 한 시보호소 철창 안에서 지내던 어린 유기견이 구조 활동가의 도움으로 보호소를 나와 임시보호 가정에서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구조 활동가는 지난해 7월 안락사 대상 동물의 사연을 접한 뒤 약 300㎞를 이동해 현장을 찾았고, 구조 비용과 치료·위탁 부담을 감수하며 생애 첫 구조에 나섰다. 당시 생후 6개월가량이던 개는 보호소에 들어온 지 두 달이 지난 상태였다.
구조 직후 곧바로 가정에 데려갈 수 없어 사설 위탁시설에 맡겼지만, 처음 찾은 곳은 약 30㎡ 공간에 100마리에 가까운 동물이 머물고 있어 사회화 훈련과 입양 홍보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활동가는 두 달 뒤 개를 더 넓은 위탁시설로 옮겼다. 새 시설은 약 35㎡ 규모에 수용 개체를 20마리 안팎으로 제한했고, 배변 공간과 기본적인 놀이기구도 갖추고 있었다. 개는 이곳에서 다른 동물과 어울리는 법을 익히며 약 4개월을 보냈다.
활동가는 평일에는 직장 생활을 하고 주말마다 위탁시설을 찾아 개를 돌봤다. 위탁비와 치료비를 마련하고 보호시설을 확인하는 일부터 산책, 사회화 훈련, 입양 홍보까지 구조 이후의 책임도 이어졌다. 그러나 여러 차례 온라인에 사연을 알렸음에도 입양이나 임시보호 신청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보호소 구조가 단순히 철창 밖으로 데려오는 데서 끝나지 않고 안정적인 거처와 지속적인 돌봄을 확보해야 하는 일임을 보여주는 과정이었다.
변화는 구조 약 10개월 뒤 찾아왔다. 충남 천안에 사는 20대 직장인이 사연을 보고 3개월간의 단기 임시보호를 맡았다. 개는 첫날 이동장 밖으로 나오지 못했지만 이튿날부터 집 안을 돌아다녔고, 보호자의 생활에 적응하면서 표정과 행동도 한층 안정됐다. 사람과 함께 지내는 환경에 익숙해져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곁에서 편안히 머물렀다. 임시보호 종료를 앞둔 현재, 활동가와 임시보호자는 다시 시설로 돌아가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질 입양 가족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