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침체 짓누른 포항, 전기료 차등화 주목
핵심 요약
포항 철강업의 장기 침체가 생산과 운송, 세수와 지역 상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산단 가동률과 생산액이 하락한 가운데 상가 공실률은 전국 평균의 약 두 배에 달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산업 경쟁력 회복 방안으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포항 경제의 버팀목인 철강산업이 중국발 공급 과잉과 내수 부진, 미국·유럽연합의 무역 장벽에 막혀 장기 침체를 겪고 있다. 포항철강산업단지에서 원료와 제품을 운송해 온 김성민씨는 2024년 하반기부터 일이 급감해 체감 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포항상공회의소가 제조업체 72곳을 조사한 올해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는 전분기보다 11포인트 내린 64였고, 철강업은 62에 머물렀다.
생산 현장의 축소도 이어졌다. 현대제철 포항2공장은 지난해 6월부터 무기한 휴업 중이며, 포스코는 포항 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을 폐쇄했다. 산단 가동률은 2024년 92.7%에서 지난해 89.3%로 낮아졌고, 생산액은 2023년 16조3247억원에서 지난해 13조8705억원으로 약 15% 감소했다. 법인지방소득세도 2022년 1491억원에서 지난해 571억원으로 3년 만에 920억원, 61.7% 줄었다.
철강 의존도가 80%에 이르는 포항에서는 철강사의 생산 조정이 가공·정비·운송업체의 주문 감소를 거쳐 식당과 상가의 부진으로 번지고 있다. 올해 2분기 공실률은 소규모상가 20.8%, 일반상가 30.7%, 중대형상가 33.7%, 집합상가 24.8%로, 전국 평균 8.5%·13.4%·14%·10.5%의 약 두 배에 달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중국산 저가재 공세에 더해 미국이 지난해 철강 관세를 25%에서 50%로 높인 점도 부담을 키웠다.
중국의 감산 움직임으로 일부 회복 기대가 생겼지만 EU의 수입 쿼터 축소와 일본의 반덤핑 관세 등 통상 장벽은 남아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전국 전력의 18%를 생산하고 전력자립률이 251%인 지역 여건을 반영해 차등 전기요금제를 서둘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지난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지역별 수급 여건을 반영한 요금 체계 정비 방침을 밝혔다. 산업용 요금이 ㎾h당 10원 낮아지면 지역 산업계의 연간 절감액이 2769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