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여백에 쌓이는 생각…MZ세대 교환독서 확산
핵심 요약
책에 감상과 그림을 남겨 돌려 읽는 교환독서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텍스트 힙과 댓글 문화가 결합하면서 독서는 타인의 관점과 추억을 공유하는 참여형 활동으로 확장됐다. 20대의 독서 흥미를 높이는 흐름이 장기적인 습관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책 여백에 감상과 질문, 그림을 남기고 다른 사람과 돌려 읽는 ‘교환독서’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 권을 여러 명이 차례로 읽으며 기록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지인 모임과 북클럽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관련 경험이 공유되고 있다. 책을 읽는 개인 활동에 다른 독자의 생각을 덧붙여 함께 완성하는 참여형 독서 문화다.
직장인 심민경(26) 씨는 등장인물을 바라보는 친구들의 서로 다른 시각을 확인하면서 혼자 읽을 때보다 책을 풍부하게 즐겼다. 대학생 박민호(26) 씨는 코로나19 시기 친구들과 비대면으로 책을 주고받기 시작한 뒤 다양한 관점을 접하고 꾸준한 독서 습관도 갖게 됐다. 직장인 오유미(29) 씨는 자신이 떠올리지 못한 생각에 공감하고, 여백의 메모를 다시 보며 당시 기억을 되살리는 점을 교환독서의 즐거움으로 꼽았다.
이 같은 흐름은 독서를 세련된 취향으로 소비하는 ‘텍스트 힙’과 디지털 댓글 문화가 결합한 현상으로 해석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서 지난해 성인 종합독서율은 처음 40% 아래로 내려갔지만 20대 독서율은 전년보다 소폭 올랐다. 다만 2025 사회조사에서는 13∼19세의 연평균 독서량이 11.7권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해 청년층 독서 감소라는 과제도 함께 드러났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가 댓글로 콘텐츠와 상호작용하듯 책에 감상을 남기고 공유하는 방식에 주목했다. 고립감 속에서 책을 매개로 소통하려는 욕구도 교환독서를 놀이 문화로 확장한 배경으로 짚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책이 메모와 감상이 축적되는 참여형 소비재로 바뀌고 독서가 관계와 공동체를 형성하는 활동으로 넓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유행이 지속적인 독서 습관으로 정착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