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 수입 과세 패소로 관세 3981억원 취소
핵심 요약
관세청의 관세 고지취소액이 올해 상반기 4071억원으로 급증했다. 참깨 수입업자 최모씨 관련 소송의 일부 패소로 3981억원을 추징하지 못하게 됐다. 분산 응찰 관리와 실제 수입 주체에 대한 조사·입증 역량 강화가 과제로 떠올랐다.
관세청이 체납자에게 부과했다가 취소한 관세가 올해 상반기 4000억원 넘게 늘었다. 6월 말 관세 체납자 정리실적 가운데 고지취소액은 4071억원으로, 지난해 말 43억원보다 9367.4% 증가했다. 상습 관세체납자인 참깨 수입업자 최모(71)씨와의 소송에서 관세청이 일부 패소하면서 추징 대상이던 3981억원을 걷지 못하게 된 영향이 컸다.
전체 고지취소액의 약 98%를 차지한 최씨 사건은 가족과 지인 명의 업체를 통한 참깨 수입에서 시작됐다. 이들 업체는 2016년 4월부터 2020년 8월까지 0% 또는 40%의 추천양허관세율을 적용받아 참깨 1만3194t, 2086억원어치를 들여왔다. 부산본부세관은 2020년 5월께 조사에서 여러 법인을 동원한 반복 응찰 정황을 확인했다.
관세청은 최씨가 가족과 지인을 내세워 수입권을 낙찰받거나 다른 업체의 수입권을 넘겨받은 뒤 낮은 세율을 적용받았다고 판단했다. 실제 수입 주체가 최씨라는 결론을 내리고 2021년 11월 고발했지만, 법원은 가족 등의 업체가 수입한 물품까지 최씨의 수입으로 볼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수입 물품이 최씨에게 귀속된 사실이 인정된 일부 물량의 과세만 유지됐다.
이번 사건은 가족이나 특수관계인이 여러 업체 명의로 수입권을 나눠 확보할 경우 공매 단계부터 응찰 관계를 세밀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드러냈다. 사후에 정황을 적발해도 경제적 이익이 최종적으로 돌아간 주체를 입증하지 못하면 고율관세 추징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특수관계인 명의의 분산 응찰 정황을 관계기관에 알리는 등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