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데뷔 33년 만에 무대서 찾은 새 길
핵심 요약
차인표가 배우 데뷔 33년 만에 ‘죽은 시인의 사회’로 첫 연극 무대에 올랐다. 반복 연습과 배우들의 앙상블, 관객과의 실시간 교감을 무대의 핵심 매력으로 꼽았다. 젊은 연극배우를 위한 기회를 구상하는 가운데 소설 ‘인어 사냥’의 희곡 각색도 진행되고 있다.
배우 차인표(59)가 데뷔 33년 만에 처음 연극 무대에 올랐다. 지난달 18일 개막한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학생들에게 정해진 답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일깨우는 존 찰스 키팅을 연기하고 있다. 그는 11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이가 들수록 도전이 불안하고 부끄러울 수 있지만, 새로운 일을 해냈을 때의 기쁨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차인표는 영화 속 30대 초반의 인물보다 30여 년을 더 살아온 자신의 배역을 ‘늙은 키팅’이라고 표현했다. 삶을 거치며 인간에게는 주어진 틀 밖의 선택지를 바라볼 가능성이 있다는 키팅의 가르침에 확신을 갖게 됐고, 이를 연기에 담았다는 설명이다. 수백 번, 수천 번의 연습이 긴장을 줄이고 자신감을 키운다는 점과 연극은 혼자 완성할 수 없는 팀 작업이라는 사실도 체감했다.
1993년 대중 연예인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과거 여러 차례 연극 제안을 받았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돌아봤다. 2009년 첫 소설 ‘잘가요 언덕’을 펴낸 뒤 창작 영역을 넓히며 한 가지 틀에 머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배우 신애라를 비롯한 주변의 응원도 도전에 힘을 보탰다. 첫 무대를 준비하면서 조광화 연출과 학생 역의 젊은 배우들에게 조언을 구했고, 관객의 입장부터 커튼콜까지 이어지는 실시간 호흡에서 보람과 에너지를 얻었다.
뒤늦게 연극의 매력을 발견한 차인표는 배우로 성장하려면 무대 경험과 공부가 필요하다며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좋은 작품이 있다면 다시 출연하는 한편, 매체 진출을 원하는 젊은 연극배우와 영화·드라마 제작 관계자가 만나는 워크숍도 구상하고 있다. 장편소설 5권을 낸 작가로서 자신의 작품이 무대 원작이 되기를 바라는 가운데, 제14회 황순원문학상 신진상을 받은 2022년작 ‘인어 사냥’은 연극·뮤지컬 전문가들의 제안으로 희곡 각색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