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상차장서 20층 계단까지…폭염 내몰린 마트 배송
핵심 요약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노동자들이 찜통 같은 상차장과 계단 배송 과정에서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고 있다. 수십㎏의 상품을 나눠 들고 엘리베이터 없는 5층 빌라를 반복해서 오르는 사례도 발생한다. 특수고용 계약 탓에 현장 안전대책이 원청의 자율적 조치에 좌우돼 법적 보호 확대가 요구된다.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노동자들이 30도를 훌쩍 넘는 상차 공간과 엘리베이터 없는 주택을 오가며 폭염에 노출되고 있다. 배송 상품을 준비하는 입고장은 대부분 야외에 있고, 햇빛을 가릴 시설도 충분하지 않다. 일부 매장은 주차장을 작업장으로 쓰지만 차량 타이어의 마찰열과 부족한 공조, 매장 에어컨 실외기 열기까지 겹친다. 노동자들은 이런 환경에서 한 차례에 1시간 넘게 상품을 준비하고 차량에 싣는다.
한 기사가 하루 2~3차례 매장으로 돌아와 상차와 배송을 반복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배달 전부터 옷이 땀에 젖지만 제대로 된 샤워 시설은 갖춰지지 않았다. 배송품에는 물 두 묶음과 쌀 20㎏ 한 포대뿐 아니라 고중량 음료와 세제, 부피가 큰 화장지 등이 포함된다. 한 가구의 주문 무게가 수십㎏을 넘는 경우가 많아 여러 차례 나눠 운반해야 한다. 엘리베이터 없는 5층 빌라를 2~3번 왕복하면 한 집을 배송하면서 20층가량의 계단을 오르는 셈이다.
여름에는 냉방과 직사광선 차단이 가능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4만 원 이상 구매하면 무료 배송을 이용할 수 있어 온라인 주문도 몰린다. 그러나 마트 안에서 일한다는 인식과 달리 배송 노동자는 상하차부터 고객 집 앞까지 폭염을 피하기 어렵다. 온라인 배송은 택배산업과 달리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에 따른 사회적 합의 대상에서 제외돼 있으며, 주문 상품의 중량과 부피를 폭넓게 제한하는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
배송 노동자들은 대형마트의 지시와 감독 아래 업무를 수행하지만 특수고용 계약으로 인해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상 보호를 충분히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원청에 안전보건 의무가 부과되지 않아 현장의 폭염 대책도 매장별 조치에 좌우된다. 뙤약볕의 작업장에 그늘막이 없거나 주차장에 대형 선풍기 한 대만 놓인 곳이 있고, 식염 포도당 몇 알과 재사용 쿨 목도리로 구성된 더위 대응 물품도 모든 노동자에게 지급되지 않는다. 폭염기 작업·휴식 기준과 작업중지권 논의에서 특수고용 노동자를 포괄할 법적 보호가 요구되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