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규명 뒤에도 멈춘 재심…김영수씨의 55년
핵심 요약
납북귀환어부 김영수씨는 진실규명과 재심 권고를 받고도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진실화해위는 불법구금과 가혹행위에 따른 허위자백을 인정했지만 검사는 재심 청구 기각 의견을 냈다. 재심 지원 권고 139건 중 50건이 미이행 상태인 가운데 권고 관리 업무가 국무조정실 산하 조직으로 이관됐다.
납북귀환어부 김영수(72)씨가 반공법 위반 사건의 재심을 조속히 열어 달라는 탄원서를 지난달 28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보냈다. 10년간 복역한 김씨는 지난해 3월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과 재심 권고를 받았지만, 법원은 아직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김씨는 금전보다 생전에 무죄 판단을 받아 억울함을 푸는 일이 중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김씨는 17세이던 1971년 속초항에서 출항한 제2승해호를 타고 동해에서 조업하다 선원 20명과 함께 북한 경비정에 납치됐으며 약 1년 뒤 귀환했다. 시찰 대상이 된 그는 1976년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왔다가 보안부대에 연행됐고, 북한 찬양과 월북 기도 혐의로 기소돼 대구교도소 독방에서 10년을 보냈다. 출소 후에도 보안관찰과 감시가 이어졌고 가족과 흩어진 채 생계에 어려움을 겪어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하고 있다.
진실화해위 조사에서는 김씨가 적어도 37일 동안 영장 없이 구금됐고 폭행과 협박, 가혹행위 속에서 진술서 작성을 강요받아 허위로 자백한 것으로 판단됐다. 그러나 검사는 지난달 김씨의 주장과 진실화해위 결정만으로 당시 군 수사기관의 불법체포 등 범죄가 확정판결을 대신할 수준으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심 청구 기각 의견을 냈다. 형사소송법에는 법원이 재심 개시 또는 기각을 결정해야 할 시한도 따로 규정돼 있지 않다.
지난 6월 기준 2기 진실화해위가 ‘재심 지원’ 유형으로 관리하는 권고 139건 가운데 50건은 이행되지 않았다. 고령이거나 법률 지식이 부족한 피해자들이 복잡한 절차와 비용을 직접 감당해야 하지만, 대한법률구조공단 등과의 지원 방안은 법적 근거가 없어 현실화되지 못했다. 지난 6일부터 권고 이행 관리는 국무조정실 산하 권고사항 이행관리단으로 넘어갔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국가폭력 피해자 오찬에서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 배제와 국무총리 총괄 체계 격상을 언급하며 존엄과 명예 회복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