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행복도 하락…반도체 기업 간 격차 선명
핵심 요약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49점으로 직장인 행복도 최상위권에 처음 진입했다. SK하이닉스는 상위 3%에 오른 반면 삼성전자는 상위 60%에 머물렀다. 기업 행복도는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최근 1년 내 이직 시도 비율도 함께 줄었다.
직장인 행복도가 1년 사이 뚜렷하게 낮아진 가운데 반도체·회로 설계 등을 맡는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처음으로 직군별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12일 공개된 연간 직장인 행복도 조사 ‘블라인드 지수’에서 하드웨어 엔지니어는 49점을 기록해 변호사 54점, 의료인 51점, 의사 50점 등 전문직의 뒤를 이었다. 의사 직군은 전년보다 지수가 약 9% 하락했다.
하위 직군은 기획자 36점, 직업군인 37점, 고객 서비스 40점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업계 내부의 기업별 격차도 컸다. 반도체 업계에서 SK하이닉스는 전체 조사 기업 가운데 상위 3%에 들었지만 삼성전자는 상위 60%에 머물렀다. 주요 세부 지표 전반에서 SK하이닉스가 앞섰으며, 복지 점수는 88점과 22점으로 4배 차이를 보였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상위 2%를 기록한 반면 카카오는 전년 상위 46%에서 올해 상위 93%로 내려갔다.
기업별 순위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85점으로 1위에 올랐고 SAP코리아와 한국남동발전이 각각 82점, 구글코리아가 80점으로 뒤를 이었다. 최상위권에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공기업과 외국계 기업이 다수 자리했다. 블라인드 지수는 재직자가 한 해 동안 회사에서 느낀 행복도를 일·관계·문화 영역의 15개 지표로 측정한다. 한국노동연구원과 공동 개발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재직 인증을 마친 한국 직장인 3만4372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전체 흐름은 하락세가 뚜렷했다. 지수가 오른 기업은 100여 곳에 그쳤으나 낮아진 기업은 370곳을 넘었다. 50점 이상 기업의 비율은 전년 47%에서 33%로 줄었고, 30점 미만 기업은 1%에서 15%로 급증했다. 통상 행복도가 낮아지면 이직 시도가 늘지만 최근 1년 안에 이직을 시도한 직장인 비율은 오히려 감소했고, 이런 현상은 특정 업계나 직군에 한정되지 않았다. 신재용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이를 만족의 결과가 아니라 위축된 노동시장에서 비롯된 관망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하며, 구성원의 마음이 떠난 조직은 활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