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금고 평가 놓고 지방은행·농협 대립
핵심 요약
6개 지방거점은행이 지역농협 실적을 농협은행의 지자체 금고 평가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농협은 전산망과 창구 업무를 공유하는 공동 금융서비스망이 주민 편익을 뒷받침한다고 맞섰다. 올해 말 69개 지자체의 제1금고 계약 만료를 앞두고 실적 인정 범위가 경쟁 구도의 변수로 떠올랐다.
BNK부산·BNK경남·전북·광주·제주은행과 iM뱅크 등 6개 지방거점은행이 지방자치단체 금고 지정 때 지역농협 실적을 NH농협은행 평가에서 제외하도록 행정안전부 예규를 개정해 달라고 공동 건의했다. 지난 5월 전남광주통합시 첫 금고 선정에서 촉발된 논란이 전국 단위의 제도 개선 요구로 번지고 있다.
현행 예규는 100점 만점 가운데 ‘지역주민 이용 편의성’에 18점, ‘기타 사항’에 11점을 배정하며 지자체 판단으로 지역농협의 점포망과 지방세 수납 실적 등을 농협은행 평가에 포함할 수 있게 한다. 지방은행들은 두 조직이 법적으로 별도 법인이어서 이런 합산이 공정성을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국외 신용평가기관 평가 기준 4점도 지방은행이 시중은행과 비슷한 등급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전남광주통합시 금고지정심의위원회는 지역농협 점포 수와 지방세 수납 실적을 반영해 농협은행을 제1금고, 광주은행을 제2금고로 선정했다. 기존 광주시 제1금고였던 광주은행은 실적 반영의 부당성을 제기하며 소송을 예고한 뒤 법률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농협 측은 군·면·도서지역에서 두 조직이 지방세 수납과 민원 처리, 현장 행정지원을 함께 맡아 주민 편익을 높인다는 입장이다.
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은 전산망을 공유해 지역농협 창구에서도 농협은행 계좌의 입출금과 송금 등 상당수 업무를 처리한다. 코로나 시기와 최근 고유가 지원금 지급 때도 농협카드 업무를 함께 수행했다. 전국 243개 지자체 제1금고 중 농협은행은 166곳(68%), 6개 지방거점은행은 35곳(14%)을 맡고 있다. 올해 말 제1금고 계약이 끝나는 69곳 가운데 38곳을 농협은행이 운영하는 만큼, 하반기 재선정을 앞두고 행안부가 실적 인정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지역농협 실적을 빼더라도 농협은행의 점포 접근성과 금리 경쟁력이 지방은행에 부담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