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에 대기자금 단기예금으로 이동
핵심 요약
코스피 급락기에 5대 은행의 7월 말 정기예금 잔액이 한 달 새 24조9492억원 증가했다. 만기 6개월 미만 예금은 늘고 6개월 이상 1년 미만 예금은 줄어 단기 상품 선호가 선명해졌다. 투자 대기자금이 예금으로 이동한 반면 적금 잔액은 1조9179억원 감소했다.
코스피가 두 달 만에 9000대에서 6000대로 급락한 가운데 투자 대기성 자금이 시중은행 정기예금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11일 집계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7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974조349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4조9492억원 증가했다. 증시로 자금을 다시 옮기기 쉬운 단기 상품에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도 뚜렷해졌다.
이번 월간 증가 폭은 2022년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47조7231억원이 늘어난 뒤 가장 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잡힌 올해 5월 말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234조원으로 1년 전보다 38조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만기 6개월 이상 1년 미만 상품의 잔액은 225조원에서 189조원으로 36조원 줄어, 더 짧은 만기를 선호하는 자금 이동이 확인됐다.
급등과 급락을 거듭한 이른바 ‘롤러코스피’가 투자자들의 자금 운용 방식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하락장이 이어지자 주식시장에서 일단 거리를 두되, 시장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곧바로 투자를 재개할 수 있도록 자금을 단기 예금에 보관하는 전략이다. 장기간 돈이 묶이는 상품보다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선택지가 주목받은 셈이다.
정기예금과 달리 적금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5대 은행의 7월 말 적금 잔액은 45조23억원으로 6월 말보다 1조9179억원 감소했다. 시중은행 평균 금리는 예금이 연 3% 초·중반, 적금이 이보다 다소 높은 연 3% 중·후반이지만, 적금은 필요할 때 즉시 자금을 꺼내기 어렵다. 만기 전에 해지하면 적용 금리가 크게 낮아지는 구조여서 적금의 금리 우위가 투자 대기자금에는 충분한 유인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